조 전 청장은 이날 오후 2시2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포토라인에서 사진촬영에 응한 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불필요한 몸싸움을 벌이는 등 물리적인 충돌을 빚었다.
특히 조 전 청장이 민감한 질문을 뿌리치고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일부 경찰들이 기자들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몸으로 밀치거나 힘으로 제압하는 등 과잉 경호로 빈축을 샀다.
조 전 청장은 검찰 조사를 받으러 오는 일반인과는 달리 주로 검찰 고위 간부들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를 통해 조사실로 향했으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 동안에도 경찰은 접근을 차단하려 안간힘을 썼다.
당시 검찰청사내에 안전·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충분한 방호인력이 근무·배치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신분인 경찰은 근무시간 중에도 전직 총수의 '경호원'을 자처하며 검찰청사 내부로까지 진입해 과잉 의전을 한 셈이다.
당시 취재진이 해당 경찰관에게 신원을 밝히라고 요구했지만 이들은 서초경찰서 직원이라고만 대답할 뿐 정확한 소속과 이름을 밝히길 거부했다. 이날 과잉 의전이 정당한 공무집행이 아니었음을 자인한 꼴이다.
이뿐 만이 아니다. 조 전 청장은 검찰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 중 우발적인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사태를 수습하지 않고 서둘러 사고현장을 떠났다.
당시 한 방송사 여기자가 '전직 총수에 대한 경찰의 경호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다소 민감한 질문을 하자, 조 전 청장은 "환경에 따라 다르겠죠"라고 짧게 대답했다.
이어 조 전 청장의 기사는 기자들의 추가 취재를 막으려는 의도로 무리하게 차량 문이 열린 채 운전을 시작했고, 승용차 오른쪽 뒷바퀴가 한동안 여기자의 왼쪽 발을 밟고 올라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여기자가 통증을 호소하며 비명을 지른 뒤에야 조 전 청장은 차량에서 내렸다.
그럼에도 조 전 청장은 여기자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운전기사에게만 "아잇 참, 왜 움직이고 그래?"라고 신경질적인 반응만 보인 뒤 황급히 '과잉 경호'를 받으며 경찰이 준비한 다른 승합차로 갈아 타고 '안전'하게 귀가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