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동네마트에 가면 채소나 과일 가격은 폭풍 상승한 것에 반해 정부의 물가지수는 상승폭이 낮았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와 지수물가가 다르다는 것인데 그 이유가 밝혀졌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발표한 경제주평을 통해 체감물가와 지수물가의 괴리가 생기는 이유를 따졌다.
첫 번째 원인은 체감물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식품물가가 2011년 급등했지만 2012년 식품물가가 높은 수준에도 기저효과로 증가율이 낮게 측정됐다는 것.
2010년 100p를 식품물가지수의 기준으로 할 때 2011년에는 평균 106.3p로 매우 높았다.
2012년(이하 1~8월)에는 평균 108.5p로 더 높았지만 전년의 물가상승률로 인해 고물가가 묻혔다. 즉, 전년동기비 증가율은 2011년 6.3%에서 2012년에는 2.1%로 떨어져 결과의 왜곡(?)을 낳았다.
특히 돼지고기·고등어·오징어·수박·설탕 등의 신선식품의 기저효과가 심했다.
돼지고기 가격지수는 2011년 128.1p, 2012년 114.5p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연간 증가율은 2011년 28.1%에서 2012년 -10.6%로 급락했다.
오징어도 2011년 129.1p, 2012년 124.6p로 매우 높은 수준이었으나 연간 증가율은 2011년 29.1%에서 2012년 -3.5%로 하락했고 고등어 가격지수는 2011~2012년 각각 125.9p, 116.2p로 나타났다.
수박은 125.0p, 127.0p, 설탕은 122.7p, 127.6p로 체감과 지수의 격차가 너무 컸다.
두번째는 정부가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되는 481개 품목의 가격지수를 2010년 100으로 재설정한 것도 괴리 발생의 이유가 됐다.
기준시점인 2010년의 가격수준이 높은 품목은 고물가 상태에서 '100'으로 재설정돼 2011~2012 가격 수준이 높았음에도 가격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반면 기준시점에 가격수준이 낮은 품목은 저물가 상태에서 '100'으로 재설정돼 가격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됐다.
특히 신선식품은 2010년 가격이 2009년보다 21.7% 급등해 매우 높았지만 기준년도가 2005년에서 2010년으로 바뀌면서 가격지수가 100으로 재설정되는 등 논란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 때문에 신선식품 물가상승률은 2011년 7.1%, 2012년 4.3%로 2010년 21.7%에 비해 매우 낮았지만 실제 신선식품 가격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지수물가 상승률과 체감물가 상승률과의 격차를 두드러지게 했다.
이 연구위원은 "2015년경이나 신선식품의 가격 기준연도가 재설정되기 때문에 신선식품의 지수물가와 체감물가의 괴리는 계속될 것"이라며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 수준과 추이를 파악할 수 있는 체감물가지수를 개발해 통계청의 생활물가지수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