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국내 최대 쇼핑 잔치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지난 11일로 반환점을 돌았다. 패션, 잡화에서부터 가전, 자동차까지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대폭 할인해 판매하는 행사다.
내수시장 침체와 경제 불황 등으로 소비 진작을 위해 2015년부터 시작된 ‘코세페’는 어느덧 4회째를 맞았다.
하지만 ‘코세페’ 기간인 것을 아는 국민들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제’에 비해서도 홍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소비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행사에 판매량도 저조하다.
대한민국 최대 쇼핑 잔치라는 타이틀을 달고, 국내에서 열리지만 국내 소비자도 모르는 행사로 전락했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셈이다.
지난 11일 열렸던 중국의 광군제에서 국내 기업이 얼마나 팔렸다는 기사와 국내 소비자가 이 기간 얼마를 구입했다는 기사는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코세페’는 관심에서 밀려난 듯한 모습이다.
중국의 광군제 기간 동안 1분 36초만에 100억위안(약 1조6566억원), 하루 2684억원(약 44조6200억원)의 성적표를 바라보면 국내 코세페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소비자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데에는 이목을 끌만한 이슈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격적인 ‘메리트(우수한 장점)’도 없다. 일부 제품들은 인터넷 최저가 보다도 비싸고, 제품도 다양하지 못하다.
일부 소비자들은 “가격도 비싸고, 제품도 별로 없다”며 손 사레를 친다. 눈길이 자연스럽게 해외 직구로 돌아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클릭 몇 번이면 되는 해외 직구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차라리 인터넷 최저가를 검색해서 구입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소비자도 많다.
여기에 일부 기업들은 코세페 행사를 악용하면서 소비자에게 앱 설치를 강요하거나, 할인이나 혜택 등의 정보를 최대치로 높여 잡고 실제 제품에는 낮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등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코세페가 인기를 얻고 매년 성장하고, 국내 최대 쇼핑 잔치로 자리 매김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방법으로 어렵다.
올해 처음으로 민간 주도로 열리지만 지금까지 정부 주도로 행사가 열리면서 기업 참여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또한 국내 유통의 구조적 문제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할인폭도 제한 됐다.
또한 제조 업체 위주가 아닌 유통업체들의 행사로 전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행사 직전까지 공정위의 백화점 할인에 대한 규제 문제로 백화점의 행사 참여가 불투명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앞으로 행사가 이어지기 위해서는보다 과감한 시도가 이어져야 한다.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격과 제조 업체들이 주도하는 행사로 변해야 한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의 광군제처럼 가격이 낮으면 해외의 구매 손길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코세페도 보다 낮은 가격을 통해 해외 소비자들의 구입이 이어져야 행사로서의 가치도 인정 받을 수 있다.
비록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만들었던 행사지만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기다림을 줄수 있는 행사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