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황동진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영업인턴 모집’에 나선다. 그런데 관련 업계에서는 ‘영업인턴 모집’에 대한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취업을 미끼로 한 인턴사원을 교묘히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영업인턴 프로그램 ‘채널 부스터’의 지원자를 모집한다.
채널 부스터는 4년제 대학 졸업 예정자 또는 기졸업자라면 남녀 구별 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아모레퍼시픽 채용 홈페이지에서 서류접수를 할 수 있다.
채널 부스터를 통해 선발된 지원자에게는 3개월간 직무교육과 현장실습의 기회가 부여된다. 첫 주에는 유통, 생산, 브랜드 전반에 대한 이론 교육이 진행되며 3주 동안 방문판매, 백화점, 아리따움, 마트 등의 영업경로를 순환하며 직무를 체험하게 된다.
이후 개인의 직무 선호도와 업무 평가를 반영한 면담 결과에 따라 특정 영업 경로에 배치 돼 8주 간 현장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선발된 지원자는 다음달부터 인턴십을 시작해 6월 중 정규직으로 채용될 예정이다.
그런데 이번 아모레퍼시픽의 인턴사원 모집에 대해서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교보증권, 토러스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이 취업을 미끼로 인턴사원을 모집해 부당한 영업을 해오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금융감독원은 교보증권이 인턴사원에게 '영업실적과 연계한 정식직원 채용 조건'을 사전에 제시한 사실을 적발하고 법인에 대해서는 기관주의 조치를 내리고 회사 임원과 직원 2명에게는 각각 견책과 주의 징계를 내렸다.
금감원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 2011년 3월14일부터 4월13일까지 영업인턴사원 제도를 운영하면서 정규직 전환에 실적 위주의 평가 기준을 적용, 인턴 52명 중 영업수익 기준으로 상위 28명을 정식직원으로 채용했다.
이 과정에서 교보증권은 투자일임 운용 제한 위반 등 불법 행위를 방조했다.
인턴사원 12명은 고객 17명에게서 주식 매매거래 관련한 투자 판단을 포괄적으로 일임 받아 7617회에 걸쳐 167억원 상당을 거래했다.
교보증권은 또 인턴사원이 신고한 임직원 매매 계좌의 매매명세에 계좌보유현황의 적정성과 거래제한 의무준수 여부 등을 분기별로 확인하지도 않았다.
금감원은 교보증권을 비롯한 대형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2010년 영업인턴사원 제도’ 실태 파악한 결과 당시 채용된 인턴사원들에게 영업실적과 연계한 정식직원 채용을 미끼로 3529개 증권계좌에서 2689억 원의 주식 실적을 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청년구직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매출 올리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화장품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며 “소비자들로서는 다양한 제품과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지만, 반면 화장품업체들은 실적압박에 따른 경력 영업사원 빼앗기 등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최근 일부 기업들이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취업을 미끼로 대학생을 영업사원으로 모집해 불법 판매행위를 하고 있어 우려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모레퍼시픽이 그런 부정한 일을 저지를 일은 없겠지만, 일부 우려의 목소리에 아모레퍼시픽이 귀를 기울여서 이번 영업사원 모집을 통한 청년구직자들에게 있어 취업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