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한국은행이 28일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대폭 하향조정하면서 한국경제의 역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2.3%까지 추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경제는 외환위기로 인해 1998년 -5.1%를 기록한 이후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적이 없다. 22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할지 아니면 고비를 넘길지는 2분기(4~6월) 경제상황에 달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도 마찬가지 인식으로 산업활동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제5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 “2분기 중 4월이 제일 경제활동이 위축된 달로 내일 발표되는 4월 산업활동 동향을 유심히 봐야 될 것 같다”며 “최근 2분기 소비에 상당히 견조한 회복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소 부진한 수출도 조금씩 주요국의 록다운 조치가 완화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는 부진이 더 완화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지난 22일에도 “국내외 많은 경제학자는 2분기가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며 “이번 분기가 올해 전체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는 국내 소비는 물론이고 수출 역시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특히 수출은 3월 전년 동기 대비 -0.7%, 4월 -24.3%, 5월 1~20일 -20.3%로 2분기 들어 급격히 악화됐다.
정부는 2분기에 1·2차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기존 대책을 최대한 집행해 성장률 방어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시장에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지난달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충격으로 경제위기 수준의 극심한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정부의 전방위 노력에도 경제침체 흐름을 바뀌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한경연은 그 이유로 △경제여건 부실 △사실상의 생산과 소비 마비 상황 △미국·중국 등 주요국의 급격한 경기위축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한경연은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3%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한편 정부는 현재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6월초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수정된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