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시멘트업계가 대내외 악재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적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멘트업계는 여러 풍파를 맞이했다. 각종 세금 문제와 일본산 석탄재 수입 문제까지 겹치며,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각자 대응책을 꾸준히 마련하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모양새다.
우선 총선시기에 맞춰 화두로 떠오른 지역자원시설세 문제는 잠잠해졌다. 강원도와 충청북도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 4‧15 총선 시기에 맞춰 지역자원시설세를 추진한 바 있다. 이 세금은 지역에 발생하는 환경 피해 등을 고려해 시멘트 생산량 1톤당 1000원의 세금을 매겨 지방세로 거둬들이는 것을 뜻한다.
시멘트업체들은 이미 지역자원시설세를 부과받고 있다. 지난 1992년부터 주원료인 석회석을 채석할 때 마다 세금을 납부해왔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는 이중과세라는 주장을 펼치며, 반발에 나섰다. 지역자원시설세가 시행되면 연간 500억원의 세금부담이 추가되는 상황이었다.
다만 20대 국회가 끝나고 21대로 접어들면서 사실상 논의가 종료됐다는 평가다. 21대 국회에서 새로 법안이 발의되지 않는다면, 지역자원시설세 문제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 업계도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해 지역자원시설세의 취지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비췄다.
지난해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시점에 맞춰 떠오른 원자재 수입 부문도 해결해나가고 있다. 국내 시멘트업체들은 일본산 석탄재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해왔다. 환경부에 따르면 시멘트 원료용 수입 석탄재 양은 2016년 130만톤, 2017년 137만톤, 2018년 127만톤을 기록했다가 작년 95만톤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거세지면서 이를 국내산으로 대체할 협의체가 마련됐다. 협의체는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시멘트업계(쌍용·삼표·한일·한라·한일시멘트), 발전사(중부·남부·동서·서부·남동발전) 등으로 구성됐다.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쌍용양회와 삼표시멘트다. 쌍용양회는 지난해 9월 한국남부발전과 연간 4만톤의 석탄재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삼표도 지난달 27일 특수목적법인 코스처를 통해 연간 최대 30만톤의 석탄재를 국내 시멘트사와 플라이애시(비산재) 정제 공장 등으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외에 한국동서발전 동해바이오화력본부, 태안화력발전소도 석탄재 공급에 앞장서고 있다.
에너지 사용 효율화 대책도 빛을 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쌍용양회는 지난 2018년 1100여억원을 투자해 폐열발전 설비를 구축했다. 폐열발전 설비는 소성로(가마)에서 발생한 열을 배출하지 않고 전력으로 재생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삼표의 경우 생활쓰레기를 시멘트 생산 연료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강원도 삼척시와 함께 ‘가연성 생활폐기물 연료화 전처리시설’을 건립해 선별된 폐비닐 등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유연탄 대체제로 사용 중이다. 연료로 사용된 쓰레기가 발생시키는 유독물질은 소성로에서 모두 태워진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사의 경우 전방산업의 경기보다 환경 관련 세금 문제가 가장 큰 타격”이라며 “각종 대내외 악재들을 자발적으로 해결하고 수익성까지 확보하는 등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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