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금융펀드의 수익률이 국내외별로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해외 금융주에 투자하는 금융펀드의 수익률은 양호한 반면, 국내 금융주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은 최근 일주일부터 3년까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하고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펀드 가운데 지난 7일 기준으로 해외 금융주에 투자하는 금융펀드 7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4.47%였다.
반면 국내 금융주에 투자하는 금융펀드 9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5.31%로 대조를 보인다.
장기적으로 보면 국내외 금융펀드의 수익률 격차는 더욱 커진다.
최근 1년 해외 금융펀드의 수익률은 22.52%였던 반면, 국내 금융펀드의 수익률은 -7.79였다. 최근 3년 수익률 기준으로는 해외 금융펀드가 12.55%, 국내 금융펀드가 -13.24%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펀드의 국내외 수익률 격차는 금융업 종목의 주가 흐름이 국내외 주식시장별로 엇갈렸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금융업 종목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면 기업의 설비투자가 늘고, 가계 소비도 증가한다.
결과적으로 기업과 가계의 은행권 대출 수요가 확대돼 은행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므로, 경기회복은 은행 업황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인 셈이다.
증권사 업황 역시 경기회복 기대감에 큰 영향을 받는다. 경기회복으로 기업실적이 개선되고 투자심리가 살아나야, 그만큼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금융업 종목의 주가 ‘온도’는 국내외별로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은 예대마진(예금과 대출 간 금리 차이로 발생하는 이익)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데, 기업과 가계의 대출 수요가 급감하고 설상가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