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이마트 에브리데이리테일이 자사와 계약을 한 상품공급점과 불과 2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직영점을 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에브리데이리테일은 지난달 19일 경북 구미시 옥계동 신나리아파트단지 정문 쪽에 있는 옥계마트를 인수해 직영점인 ‘이마트 에브리데이 옥계점’ 간판을 걸고 영업 중이다.
그러나 직영점 위치가 지난 3월27일 구모 씨가 운영 중인 상품공급점인 단지 후문 쪽 ‘이마트 에브리데이 월드마트’와 불과 194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직영점 오픈 후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격하게 떨어지자 구씨는 회사 측에 강력 항의했다.
구 씨는 영업권 보호를 위해 구씨 점포로부터 300m 이내에는 다른 상품 공급 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던 계약내용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상품공급점을 두지 않기로 한 것일 뿐 직영점 진출은 계약 내용과 무관하다고 맞섰다.
상품공급점을 상생의 수단으로 홍보해 온 회사 측 주장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결국 구 씨는 법원에 에브리데이리테일 직영점 영업중단 가처분 신청을 내고 공정거래위원회에도 민원을 제기했다.
구 씨는 또 인근 4000 세대의 아파트 주민을 상대로 상권이 형성된 이 곳 진출을 위해 이마트 에브리데이 측이 매물이었던 옥계마트의 인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자신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상품공금점이 문을 열면서 매출이 줄어든 옥계마트의 인수가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구 씨가 녹음한 이마트에브리데이 영업직원과의 전화통화에는 옥계마트 인수가격을 4억∼5억원 정도 낮췄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구 씨는 “장사가 잘되면 자기네들이 점포를 인수하겠다고까지 하며 계약을 권유해놓고 인근에 직영점을 내는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며 “수개월 전부터 옥계마트 인수를 추진해온 회사 측이 과도한 권리금이 부담이 되자 나를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품공급점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와 직영점 개발부서가 달라 회사 내부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동일 영업권 내 상품공급점이 있는데 직영점 오픈을 강행한 데는 도의적인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점포인수 대금을 낮추기 위해 상품공급점을 이용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반박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상품공급점과 직염점 관리체계에 대해 내부 검토 중에 있다”며 “하지만 이 사건은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는 않는 일”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