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노량진뉴타운 등서 대형 건설사 각축전 전망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이어지면서 올해 수도권 초대형 사업지 수주전이 실종됐다. 올해에도 수도권 정비업계는 만성적인 일감 부족에 시달릴 전망이다. 다만 부산 등 지방광역시에서 대규모 사업지가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강남권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지는 강남구 ‘개포한신’ 재건축 사업과 송파구 ‘마천4구역’ 재개발 사업 정도다.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개포한신’은 오는 3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고 연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공사비는 2500억원 전후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성과 규모, 상징성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올해 유일한 강남구 재건축 물량이다. ‘개포한신’은 이미 다수의 대형 건설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송파구 ‘마천4구역’도 연내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마천4구역’은 지난해 11월 송파구청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다. 송파구청 등에 따르면 이변이 없는 한 상반기 중으로 사업시행인가를 득할 전망이다. ‘마천4구역’ 역시 대형 건설사 다수가 물밑에서 수주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용산구에서는 한남2구역과 한강맨션이 올해 시공사를 선정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한남2구역은 현재 용산구청이 검토를 진행 중이다. 빠르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인가를 받을 전망이다. 두 사업지 모두 핵심지에 위치해 있고 한강과의 거리가 가까워 다수의 대형 건설사가 얼굴도장을 찍는데 여념이 없다.
동작구 노량진뉴타운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구역과 5구역은 이미 사업시행인가를 접수한 상황이다. 동작구청에 따르면 두 사업지의 사업시행인가 검토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노량진뉴타운에서 가장 큰 사업지인 1구역도 건축심의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연내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현대건설과 DL그룹, GS건설 등 10대 건설사가 다른 구역 시공사로 선정된 만큼 1·3·5구역에도 다수의 대형 건설사가 참여할 것으로 보여진다.
오는 10일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인 노원구 상계2구역 인근 사업지도 잰걸음을 하고 있다. 상계1구역은 지난해 1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규모는 상계1구역보다 작지만 올해 도시정비사업이 수주 가뭄인 점을 고려하면 다수의 건설사가 관심을 보일 전망이다.
사업지 수만 보면 적지않은 물량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점은 ‘매머드급’ 사업지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은평구 갈현1구역(공사비 9200억원)과 서초구 반포3주구(8087억원), 용산구 한남3구역(1조7000억원) 등 공사비만 1조원에 달하거나 이를 뛰어넘는 대형 사업지가 다수 시장에 등장했다.
대부분의 건설사가 도시정비 분야 외에도 해외건설과 토목, 신사업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쓰고 있지만 도시정비 분야가 차지하는 부분은 여전히 적지 않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올해 수주전에서 힘을 쓰지 못 한 건설사는 추후 실적부진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부산에서는 해운대구 ‘삼호가든’(우동1구역)을 필두로 대형 사업지가 줄줄이 시장에 등판한다. 우동1구역 조합은 오는 7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내달 22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공사비는 최대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DL그룹이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로’를 언급하며 화제가 됐던 사업지다. 이곳을 수주하면 향후 진행될 센텀시티 일대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선점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 다수의 건설사가 각축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도 금정구 ‘서금사6구역’과 ‘연산5구역’ 등이 올해 시공사를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