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는 노원·구로·동대문구 아파트가 상승세 견인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지난해 전국 집값이 5.36% 올라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셋값은 4.61% 올라 5년 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달 대비 0.90% 올랐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5.36% 상승한 수치다. 이는 2011년(6.14%)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전국 집값은 7월 0.61% 상승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정부 규제 등의 영향으로 8∼10월 0.47%, 0.42%, 0.32%로 3개월 연속 상승 폭을 줄였다. 그러나 전세 불안 등 영향으로 11월 0.54%, 12월 0.90%로 다시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값이 7.57% 올라 가장 크게 뛰었고 단독은 2.50%, 연립은 1.16% 각각 상승했다. 아파트는 9년 만에 연립은 5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단독은 전년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서울의 집값은 지난해에 2.67% 올라 2018년(6.22%) 이후 가장 높은 상승을 보였다. 재작년 서울 집값은 1.25% 상승에 그쳤다.
서울에서는 노원구가 4.74% 올라 가장 상승률이 높았고 구로구 3.61%, 동대문구 3.59%, 강북구 3.49% 등의 순으로 외곽 지역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집값을 주도하는 강남(0.59%)·서초(0.81%)·송파구(1.48%)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상승률은 평균을 밑돌았다.
지난해 전국 광역시·도 기준으로 집값이 가장 크게 뛴 지역은 수도 이전 논의가 있었던 세종시로 상승률이 37.05%에 달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은 6.49% 상승한 가운데 경기는 9.14%, 인천은 6.81% 각각 상승했다.
광역시·도 상승률은 세종에 이어 대전(13.99%), 경기(9.14%), 울산(7.63%), 인천(6.81%), 부산(5.90%), 대구(5.85%) 등의 순이었다.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전년과 비교해 4.6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4.85%) 이후 5년 만에 최대폭으로 오른 것이다.
지난해 전국의 전셋값은 상반기까지 0.09∼0.28% 상승률을 유지하다가 임대차 2법이 추진된 7월 0.32%, 법이 본격 시행된 8월 0.44%로 각각 상승 폭이 커졌다. 이후 9∼11월 0.53%, 0.47%, 0.66%에 이어 지난달 0.97%로 지난해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 전셋값이 7.32% 올라 9년 만에 최대로 뛰었고, 연립은 0.88%, 단독은 0.22% 상승에 그쳤다. 작년 서울의 전셋값은 3.66% 올랐다. 아파트 전셋값만 놓고 보면 5.58% 상승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전셋값은 5.59% 상승했다. 광역시·도 주택 전셋값 상승률에서도 역시 세종(47.41%)이 1위를 차지했고, 울산(11.97%), 대전(10.38%), 경기(6.70%), 인천(6.64%)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월세 상승률은 1.09%로 집계돼 부동산원이 월세 통계를 발표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세 상승률은 세종(13.45%), 울산(4.50%), 대전(2.44%), 경기(1.53%), 대구(1.18%), 인천(1.04%), 서울(0.99%) 등의 순으로 높았다.
집값·전셋값 상승은 지난해 마지막 달까지 계속됐다.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0.90% 상승해 2008년 6월(1.15%) 이후 12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0.17%→0.26%)을 비롯한 수도권(0.49%→0.66%), 지방(0.58%→1.12%), 5대 광역시(1.01%→1.79%), 8개도(0.29%→0.68%) 등이 모두 상승 폭을 크게 키웠다.
서울에서는 노원구(0.42%), 서초구(0.40%), 마포구(0.37%), 강북구(0.31%), 관악구(0.29%), 광진구(0.28%)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올랐다.
지방에서는 울산(2.54%), 부산(2.12%), 대구(1.59%)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제주(0.00%)는 하락에서 보합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12월 전국 전셋값은 0.97% 상승해 2011년 9월(1.33%)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고로 올랐다.
서울(0.53%→0.63%)을 포함한 수도권(0.74%→0.89%) 전체적으로 전셋값이 올랐고, 특히 지방(0.58%→1.03%)은 전달 대비 2배 이상 상승폭을 키우며 전세난이 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5대 광역시(0.78%→1.56%), 8개도(0.38%→0.59%) 모두 전셋값이 올랐고, 세종시 전셋값은 전달 4.30%에서 지난달 6.15%로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서울에서는 서초(1.10%)·송파(0.95%)·강남구(0.93%) 등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크게 올랐고, 강동구(0.93%), 마포구(0.74%), 노원·동작구(0.69%), 성동구(0.66%) 등의 순이었다.
부동산원은 저금리, 청약 대기 수요, 거주요건 강화 등의 영향으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셋값이 전국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전국 주택 월세는 0.32% 올라 전달(0.18%)보다 상승 폭을 키우며 2015년 7월 이후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