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기업공개 준비도 순항…운임 변동성 커 불확실성은 존재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연초부터 SM상선의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운임 상승세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반기를 목표로 준비 중인 기업공개(IPO) 흥행몰이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M그룹 해운 부문 계열사인 SM상선은 1분기 영업이익에서 1200억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206억원)을 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SM상선은 이미 지난 1~2월 해운 부문 영업이익이 864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의 72%를 달성했다. 통상 1분기가 해운업계의 전통적 비수기란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실적이다.
이러한 호실적은 지난해부터 급등한 운임 상승세 덕분이다. 실제 전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1분기 평균 2765.2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 수준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여기에 조정국면에 진입했던 유럽 운임도 수에즈 운하 사고로 반등에 성공했다.
오는 5월부터 적용될 장기운송계약(SC) 역시 예년에 비해 높은 운임 수준으로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 태평양으로의 물동량도 증가 추세에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해운업의 호실적이 향후 2~3개 분기 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회사 측은 현재의 높은 운임이 유지될 경우, 올해 연말까지 지난해 영업이익의 3~4배 가량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해상물동량 증가로 해운업 전반에 걸친 수요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석탄, 철광석 등의 수요증가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재개 등이 건화물 시황 상승에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처럼 해운업계가 호황을 맞이한 틈을 타 SM상선은 하반기 IPO 준비에 한창이다. 회사는 올해 초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SM상선은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된 자금으로 선박과 컨테이너 장비 등에 투자해 미주와 아시아 지역 영업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2M과의 협력 외에 제3의 선사들과의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며, 아주 역내항로 국적선사 해운동맹체인 ‘K-얼라이언스’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다만, SM상선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운업 특성상 운임 변동성이 큰 만큼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현재 SCFI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흐름이 상반기에 끝난다면, 향후 실적 악화로 IPO 추진 과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컨테이너 운임이 오르고 물동량도 좋아 큰 수익을 내고 있지만, 해운업은 기본적으로 사이클에 의존하는 산업”이라면서 “하반기까지 운임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호실적이 이어지겠지만 운임이 꺾여 실적이 악화되면 IPO 흥행 여부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