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노조 붐]대기업 흔드는 사무직 노조…‘화이트칼라’가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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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직 노조 붐]대기업 흔드는 사무직 노조…‘화이트칼라’가 뿔났다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1.04.2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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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전반에 ‘MZ세대’ 주축 사무·연구직 노조 설립 가속화 
LG전자‧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 설립…현대차그룹도 이달 출범   
현대차‧기아 사옥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기아 사옥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생산직과 별도로 사무직 노조 설립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간 노동운동과 거리가 멀었던 화이트칼라 집단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주축으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3월 초 ‘사람중심 사무직 노조’를 결성했다. 노조 설립을 위해 개설된 SNS에는 8000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했으며, 실제 노조 조합원도 3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해, 생산직과 별도의 임금 및 단체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도 이달 사무직 노조가 정식 출범했다. 그간 생산직이 주축이 된 임금 및 단체협약에 젊은 직원들의 요구 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불만이 쌓이면서 사무직 노조 설립에 대한 여론이 커진 것이다.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는 지난 7일 광주지방고용청으로부터 노동조합 설립 신고증을 교부받았다. 현재 사무직 노조 설립을 위해 개설된 네이버 밴드에는 200여명이 모였으며 조합원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이달 중 사무·연구직 직원들이 주축이 된 ‘HMG사무연구노조’(가칭)를 정식 출범할 계획이다. 현재 사무직 노조 설립을 위해 개설된 네이버 밴드에는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오트론, 현대로템, 현대위아 등 계열사 직원까지 4000여명이 가입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재직 기간이 8년 미만인 젊은 직원들이다.

현대중공업 역시 사무직을 중심으로 단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사무직 직원들이 ‘현대중공업그룹 사무직 공동행동’이라는 모임을 꾸리고, 첫 번째 선전물을 발행한 것이다. 이 모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채팅방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약 700여명이 채팅방에 참여 중이다. 이들은 첫 선전물에서 ‘임금 없이, 노동 없다(No Pay, No work)’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상태다.

사무직 노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소통하고 온라인으로 의견을 피력하는 등 기존 중후장대 산업별 노조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상명하복에 익숙한 기성세대와 달리 MZ세대가 주축인 만큼 소통과 공정성·투명성을 중시하는 특성을 지녔다.

업계에서는 사무직 노조의 등장으로 새로운 노사 관계가 형성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선 노조가 하나 추가 되는 셈이라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기존 노조와는 다른 색을 띄고 있는 만큼 새로운 노사 관계가 구축될 것이란 기대감이 적지 않다”면서 “화이트칼라 노조가 기업 전반으로 확산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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