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미지 맞을뿐더러 오너가 해당 종목에 관심 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대한항공과 LS, 포스코는 기업 이미지에 걸맞으면서 그룹 총수가 해당 종목에 깊은 애정을 보이며 오랜 시간 끈끈한 관계를 맺으며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4일 터키를 꺾고 4강에 오르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을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총재를 맡은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이달 초 여자배구 대표팀에 사비로 금일봉을 전달했다. 조 회장은 평소 배구 경기를 즐겨볼 만큼 배구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높이 나는 항공사와 높이가 중요한 배구의 이미지도 맞아 떨어진다. 배구연맹은 여자배구 대표팀이 올림픽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대한한공은 또한 탁구 지원도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메달 획득 시 내부 규정에 따라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었지만 탁구 대표팀에서 아직 메달이 나오지 않았다. 1973년 여자 탁구단을 창단한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탁구 실업팀을 운영하고 있다. 고(故) 조양호 전 대한항공 회장은 2008년부터 2019년 별세 전까지 대한탁구협회 회장을 맡으며 대한민국 탁구 발전을 이끈 바 있다.
LS그룹은 사이클 대표팀을 오랫동안 지원하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재계 총수 가운데 대표적인 자전거 ‘마니아(MANIA)’로 유명하다. 구 회장은 16년 전인 2002년 유럽 알프스산맥의 650km 구간을 6박7일간 완주하는 ‘트랜스 알프스 챌린지’를 동양인 최초로 완주했을 정도다.
올해 1월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에 4선 염임을 확정하며 13년째 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자전거연맹은 사이클 대표팀에게 메달 획득 여부나 종류에 상관없이 최소 5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1985년부터 대한체조협회 회장사를 맡아 안정적인 훈련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무려 37년 동안 변함없는 후원의 결실로 체조 대표팀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금1·동1의 사상 최고 성적을 냈다. 포스코는 금메달을 딴 신재환에게 2억원, 동메달을 딴 여서정에게 7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본래 지급하기로 한 포상금의 2배가 넘는데, 비인기 종목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특히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이번 올림픽 경기 직후 대한체조협회를 이끄는 포스코건설 한성희 사장에게 그룹 차원에서 두 선수에게 추가 포상금을 지원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