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가격은 중국 전력난도 야기…경기하방 우려 번져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8년만의 전기요금 인상 배경이 된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추가 요금 인상 가능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역대 최고치를 갱신한 국제 석탄 가격은 중국 전력난을 야기하며 중국발 경기하방 압박에 대한 불안도 번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호주 뉴캐슬 거래소에서 마감한 전력용 연료탄은 톤당 206.31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썼다. 이는 전일 대비 9.32%, 전주 대비 17.5% 오른 가격이다. 전월 대비로는 244.02%나 올랐다. 연초와 비교하면 155.4% 상승했다.
LNG는 한국 현물 수입가로 지난 8월 기준 톤당 534.593달러를 기록했다. 연중 최고가를 찍은 수치다. 전월과 전년, 연초 대비 각각 7.5%, 68.48%, 0.57% 상승했다. 지난 3, 4월 일시 감소했던 LNG가격은 이후 급등하는 추세다. 이들 국제 연료비가 지속 오를 경우 연료비연동제를 통해 내년 1분기에 적용될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커진다.
정부는 다만 국제 연료비가 앞으로 지속 오른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상승한다 하더라도 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정폭 제한이 적용되고 국민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연료비연동제 가격 산정 시 조정 상하한(±5원/kWh), 분기별 조정폭 제한(1~3원/kWh), 정부유보권한 등 급격한 요금변동을 막는 제도적 장치가 있다. 앞서 정부는 연료비연동제 도입 이후 2, 3분기에는 코로나19 상황, 물가동향 등을 고려해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요인의 반영 유보를 결정했었다.
그러나 석탄 가격 인상은 중국 전력난 사태를 심화시켜 또다른 걱정을 낳고 있다. 중국은 31개성 가운데 20여개가 전력 공급제한 조치를 적용하는 등 10년래 최악의 전력난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현지 진출한 포스코도 장쑤성 장자강시에서 운영 중인 공장 가동이 일부 중단됐다. 이로 인해 하루 약 3000톤의 생산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이같은 전력난은 중국 내 경기 회복에 따른 생산활동 증가에다 정부의 탄소 감축 압박과 석탄기업 규제 정책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현지 화력발전소들이 석탄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며 전력 생산에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석탄 수급불안은 중국 정부가 호주와 무역 분쟁을 치르며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이 석탄을 대체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늘리고 있지만 당장 난방 수요가 급증할 올 겨울에는 전력 수급불안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주요 외신들은 석탄 가격 급등으로 중국에 이어 인도에서도 전력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원자재 수급불안이 코로나19 백신 보급 이후 살아나던 국제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