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김정인 조현경 박지민 기자] 20대 대선을 100일 앞둔 2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여권의 텃밭인 호남 광주에서 '경제·민생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선대위 가동 첫 행보로 세종시를 찾아 '신(新)중부시대'를 약속하며 충청대망론을 띄웠다. 윤 후보는 대선마다 캐스팅보터가 돼 온 중원 민심부터 공략해 정권 교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이고, 반면 이 후보는 '정권 교체 대 정권 재창출' 구도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 후보는 3박4일 간의 호남 일정 마지막 날인 이날 광주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제 목표는 오직 경제 대통령, 민생 대통령"이라며 "누가 경제를 살릴 적임자인지 누가 민생에서 실력을 입증해왔는지 그래서 과연 누가 국민의 삶을 바꿔낼 수 있는지를 국민께서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제가 만들어온 작은 성과에 취해 자만하지 않았나 반성한다" 또 "오직 국민과 민생을 위해 잘못된 정책은 과감하게 개선하고 필요한 정책은 과감하게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중도층에 구애하기 위해 '독선적'이라는 비판 여론을 수용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첫 선대위 회의에서 "저는 충청의 아들이고 충청은 제 고향이나 다름없다"며 "역사를 보면 충청은 늘 캐스팅보트를 쥔 지역이고 대선 승부처였다. 중원인 충청에서 정권 교체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걸 시작으로 승리의 100일 대장정 나서겠다"고 했다. 이어 오후에 세종시를 찾아 "세종시가 조금 더 실질적인 수도로서의 기능을 하도록 만들겠다"며 "신중부시대를 열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대선이 다가오자 제3지대 후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양당체제 종식과 다당제 시대 개막을 위한 공조를 제안했다"며 "12월 말까지 제3지대의 구체적 청사진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조를 넘어 제3지대 단일화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심 후보가 안 후보까지 포함한 제3지대 공조를 제안한 데 대해 "셋이 모이더라도 단일화 논의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제3지대 후보군에는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새로 합류하기도 했다. 네번째 대권 도전인 그는 대통령제 폐지를 핵심공약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