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지난 17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새마을금고 지점 2곳에서 현금 7700만원을 훔쳐 달아난 용의자가 보안업체인 캡스 직원으로 드러났다.
사설경비업체 직원이 자신의 담당 고객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사례는 예전부터 심심찮게 발생한 바 있어 근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 25일 오후 11시 50분경 강동구 천호동 롯데시네마 인근에서 용의자 강모(28)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피해를 입은 새마을금고에서 보안을 담당했던 캡스 직원인 강씨는 토요일이라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은 지난 17일 오전 10시 11분경 새마을금고 수유5지점에서 3900만원을 훔친 데 이어 40분 후 700여m 떨어진 수유2지점의 금고에서 380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도난경보가 울려 보안업체 다른 직원이 출동했지만 출입문이 정상적으로 닫혀있는 등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해 철수했다.
새마을금고측은 금고에 손상된 흔적이 없다보니 피해 이틀 뒤인 19일 직원들이 출근한 후에서야 도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사건 정황을 근거로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련자의 범행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해왔으며 모자와 우산을 쓴 남성 1명이 금고 안에서 현금을 갖고 나가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작업을 벌였다.
경찰 조사결과 내부 구조를 잘 아는 강씨는 사전에 금고 열쇠를 복제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으며 범행 당일 화창한 날씨인데도 우산으로 얼굴을 가린 채 열쇠를 이용해 금고에 침입, 여행용 가방에 현금을 챙겨 달아났다.
그는 훔친 돈을 그대로 가방에 넣어 지하철역 물품보관함에 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돈이 필요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평소 가까이서 현금을 보면서 범행 충동을 느꼈고 틈틈이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현재 강씨의 단독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자세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또 경찰은 해당 새마을금고 관계자 등을 불러 보안체계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보안업체 직원이 자신의 담당구역에서 강·절도를 벌인 사건은 잊을만하면 한 번씩 터질만큼 흔한 일이다.
보안시스템 운영자 자신에 의한 사건이어서 보안시스템 자체에 대한 개선 만으로는 예방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개별 보안업체가 노무관리에 보다 신경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