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금융권 정기예금이 줄고 6개월 미만의 단기 금융상품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금융권 총수신은 1859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67조8000억원 늘었다. 총수신 증가는 6개월 미만 단기수신이 45조6000억원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6월 말 총수신 대비 단기수신(835조9000억원) 비중은 45.0%로 지난해 말 44.1%에 비해 0.9%포인트 높아졌다.
수신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상반기 수시입출식예금(17조4000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성수신(7조9000억원), 머니마켓펀드(MMF·4조8000억원) 등 단기 상품은 대부분 잔액이 늘었다.
은행 정기예금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와 고금리 기관정기예금 취급 감소로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10조원 가까이 줄었다.
제1금융권과 수신금리차가 줄어든 저축은행도 상반기 수신이 4조4000억원 줄어드는 등 지난해 같은 기간(-13조4000억원)에 이어 순유출이 계속됐다.
자산운용사 펀드자금은 21조1000억원 순유입됐지만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주식형펀드가 1조20억원 줄고 채권형은 2조원 늘었다.
상반기 금융권 자산운용규모는 금융투자회사의 채권투자를 중심으로 44조4000억원 늘었다.
은행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19조5000억원 늘어난 반면 바젤Ⅲ 규제 변화에 따라 유가증권 운용규모가 5조8000억원 줄었다.
금투사는 금리가 하락한 1∼4월 채권투자(자산운용 12조9000억원·증권 14조7000억원)를 크게 늘렸다.
금감원은 자금조달 구조가 단기화해 유동성리스크가 커지지 않도록 은행의 수신구조 안정화를 유도하고 채권운용이 급증한 금융사는 채권투자 관련 위험을 적정 범위로 유지하는 등 금리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