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상승 불구 제값 못 받는 현실 ‘불공정하다’ 인식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사업이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가운데, 국민 10명 중 9명이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를 비롯한 불공정 해소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납품대금 부담에 대한 국민 인식과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에 대한 의견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납품단가 연동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원유, 철강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대다수 중소기업이 납품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여야 협치의 상징인 국회 민생특위를 통해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를 추진함에 따라 중소기업계 뿐만 아니라 국민 의견을 묻고자 실시했다.
조사 결과, 국민의 97.9%가 대·중소기업 간 공정한 납품거래 환경 구축이 경제 성장에 ‘중요하다’라고 응답했고, 공정한 납품거래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의 일정부분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매우 필요 51.5% + 필요 43.3%)는 응답이 94.8%로 조사됐다.
대·중소기업간 거래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이 제값을 못 받는 현실에 대해 국민의 94.5%는 ‘불공정하다’(매우 불공정 41.5% + 불공정 53%)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시 중소기업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국민의 95.4%가 ‘필요하다’(매우 필요 43.5% + 필요 51.9%)고 응답했다. 또한, 납품단가 연동제의 도입이 필요한 이유로 △공정거래 환경 조성(53.6%) △상생협력 문화 조성(38.1%) △납품단가 제값받기에 도움(29.2%) 순으로 드러났다.
납품단가 연동제를 실시할 경우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와 동반성장에 기여하는 지에 대해서도, 국민 91.1%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바람직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방식에 대한 의견으로는 88.7%가 최소한의 주요 조건들은 법제화(주요 조건 51.4%+모든 조건 37.3%)해야 한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주요조건들만 법으로 정하고 세부사항은 자율로 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51.4%, ‘원자재 종류, 연동조건 등 모든 조건들을 법으로 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37.3%에 달했다. 반면, ‘모든 조건들을 기업간 자율로 정하는 방식’을 선택한 비율은 9.5%에 불과했다.
양찬회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원자재값 급등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의 납품대금 제값받기가 어려운 불공정한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함께 납품단가 연동제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가 매우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납품단가 연동제를 기업간 선의나 자율에 맡길 경우 한계가 있는 만큼, 여야가 민생법안으로 합의한 납품단가 연동제 법안이 국회 민생특위를 통해 조속히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납품단가 연동제 시법사업에 참여한 기업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전자 등 41개사 및 연동 약정을 체결할 수탁기업 294개사 등 총 335개사다. 중기부는 선정평가위원회 개최를 통해 최종 참여기업을 선정하고, 시범운영 기간인 6개월 동안 성과를 점검하는 한편, 법제화를 비롯한 문제점 보완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