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北에 '경고'…대화·협력 '확인', 압박·제재 강화는 '일단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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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北에 '경고'…대화·협력 '확인', 압박·제재 강화는 '일단 보류'
  • 김연지 기자
  • 승인 2022.09.22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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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가 비확산 체제 전념 촉구" 핵 전쟁 위험성 환기
전문가들 "대북 공조 뚜렷한 성과 없어" 평가
"北 26일 유엔연설서 핵무기 법제화 당위성 밝힐 듯" 전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총회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총회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노골적으로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은 강한 경고성 의미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대북 정책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려는 목적으로도 읽힌다.

2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과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시작하려는 우리 노력에도 북한은 지속해서 유엔 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국가들이 외교를 통해 핵 비확산 체제를 강화하는데 다시 전념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에서 다른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든 간에, 미국은 중요한 군비통제 조치를 추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핵전쟁은 승자가 없으며, 결코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도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유엔총회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다"며 "두 정상이 미국과 한국의 동맹을 강화하고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두 대통령이 공급망 사슬의 회복탄력성, 중요한 기술, 경제와 에너지 안보, 글로벌 보건, 기후변화 등 광범위한 우선 현안에 대한 지속적인 협력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한미 북핵 수석대표도 22일(한국시간) 서울에서 만나 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한국을 방문 중인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협의를 갖고 현 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를 공유하고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외교부 관계자는 "양측은 최근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해 핵사용 문턱을 대폭 낮추는 공세적 핵전략을 법제화하는 등 핵 위협을 지속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바이든의 북한에 대한 언급이 미국의 대북 정책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것으로 북한의 위협이 미국 외교정책의 우선순위에 있음을 시사한다고 봤다. 다만 한미 간 북핵 관련 공조 형태가 크게 변한 것이 없고 뚜렷한 성과도 없다는 평가도 내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 얘기가 짧기는 하지만 기존의 바이든 행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대북 정책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 공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기 때문에 큰 틀에서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기존의 공조 형태를 계속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이 UN 기조연설에서 북한 관련 언급을 안 한 것에 대해서 박 교수는 "첫째는 북한한테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생각이 반영됐을 것이고, 다음으로는 '담대한 구상'이라는 대북정책을 이미 밝혔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북한 언급이 빠진 것 같다"며 "지금 북한에 대한 언급을 해봤자 돌아오는 것은 북한의 반발임이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량 살상무기 등을 언급하지 않았나. 그 속에 간접적인 대북 메시지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미 양측이 공조를 통해 북한에 더 강한 제재를 가할 수 있을지에 대해 박 교수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는 등 북한의 도발이 있어야 제재 강화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봤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회의가  지난 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9일 보도했다.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권 붕괴라며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천명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쳐, 서울 연합뉴스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회의가 지난 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9일 보도했다.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권 붕괴라며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천명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캡쳐, 서울 연합뉴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공조는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한 공조가 있고, 미국의 북한 핵무력 억제에 대한 공조가 있다"며 "성과의 측면에서 보면 대화·협력의 공조는 성과가 있었지만 대북 압박·제재 공조에서는 성과가 없었다"고 진단했다.

양 교수는 "한반도 평화 안전을 위한 북한과의 대화 선상에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어느 정도 완화됐지만, 대북 군사적 억제 강화에 대한 공조에서는 오히려 북한의 핵능력은 더욱 고도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북 압박 제재 공조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지 못하고 핵능력의 고도화를 촉진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북한이 오는 26일 UN기조연설에서 핵무력 정책의 법제화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반제국주의 연대를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윤 대통령이 소위 말해 자유연대를 강조한 것에 대응해 북한은 반제국주의 연대를 말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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