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권한 야 3당에 위임한 것으로 이해"
"테러 조직도 아닌데 대통령실 조직도 제출 거부"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용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들이 국민의힘의 복귀 의사가 없다면 14일부터 본조사를 야당 단독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특위 위원들은 지난 11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안이 민주당 단독으로 통과된 데 항의해 집단 사퇴 의사를 밝히며 국정조사 보이콧을 시사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야 3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13일 국회에서 '국조특위 야 3당 의원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위원들의 즉각적인 특위 복귀를 재차 촉구한다"며 "오늘 중으로 국정조사 복귀 의사 표명을 하지 않을 시 국정조사 일정과 증인 채택에 대한 모든 권한을 야 3당에 위임한 것으로 이해하고 내일부터 본격적인 국정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 건의안이 통과됐지만 윤석열 정부는 여전히 이상민 방탄에 몰두하고 있고, 국민의힘 국조특위 위원들은 이를 빌미 삼아 위원 사퇴 표명을 했다"며 "국민의힘은 야 3당이 요구한 60일의 국정조사 기간을 45일로 줄인 것도 모자라 국가 예산을 인질 삼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지연시키며 20일째 제대로 된 일정 협의조차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 1일 국정조사특위에서 유가족과의 간담회를 열었지만 국민의힘 위원 7명 중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며 "국민의힘 위원들은 유가족이나 생존자가 청문회에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는 국정조사 자료 제출도 조직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며 "사실상 거의 모든 부처에서 특수본 수사를 핑계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은 조직도조차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정부 기관이 테러 조직도 아닌데 조직도를 숨기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라고 성토했다.
국조특위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조사 기간) 45일 중 거의 절반 가까이 지나갔고, 예산안 처리 이후에 본격적인 본조사에 들어간다고 해도 사전 논의에 제대로 임하지 않고 있는 것은 국정조사를 방해하려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아주 강하게 반영된 것"이라며 "지금의 국정조사 특위 파행에 대해서 오롯이 책임이 국민의힘에 있다"고 질타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번 국정조사가 온전한 국정조사가 되기 위해서는 유가족들이 증인 그리고 참고인 출석은 필수적"이라며 "무엇이 무서워서 유가족들을 나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이만희 국민의힘 간사와 계속 협의하고 있는데 잘 안된다"며 "참사 당시 현장에 같이 있다가 가족을 잃고 생존한 경우가 있는데 증인으로 나오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국민의힘이) 정쟁으로 간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야 3당은 현재 국정조사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다. 김 의원은 "일정과 증인에 대한 부분만 여당과 지금 협의만 안 돼 있다"며 "야 3당은 이미 지금 준비는 거의 다 끝내놨다. 스케줄도 잡아놨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여야 간 합의가 안 돼서 공표를 못 하고 있고 전체회의에서 의결을 못 하는 것뿐이지 준비는 거의 다 마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