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에 이어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보험회사와 카드회사를 대상으로 성과 보수 체계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점검에 나선다. 정부는 대부업에 육박하는 고금리 대출로 역대급 실적을 올려 연봉의 절반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카드회사까지 나오자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에 대한 현금서비스 등 대출 금리 인하를 유도해 고통 분담을 요구할 계획이다.
1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일부 보험사를 대상으로 성과 보수 체계 점검에 착수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돈 잔치’를 경고하면서 은행의 고액 성과급 논란이 커지자 보험사들도 적정하게 운영하는지를 파악해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생·손보사들은 지난해 총 9조여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토대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임직원 성과급 잔치를 벌여 고객의 어려움을 외면하면서 대출 문턱만 높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험회사들은 대출 심사가 필요 없고 중도 상환 수수료나 연체 이자도 없어 급전이 필요한 고객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약관 대출을 줄이는 추세다. 고객에 빌려주는 보험사의 무증빙형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12월 기준 최고 13%를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삼성화재는 지난해 순이익이 1조28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1% 늘었고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8683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순이익은 5745억원, DB손해보험은 9970억원에 달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7243억원, 한화생명은 7971억원, 신한라이프는 4636억이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직원들에게 역대 최대인 연봉의 47%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삼성생명의 성과급은 연봉의 23%였다. DB손해보험도 지난달 31일 연봉의 41%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으며 KB손해보험은 월 상여금 기준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현대해상은 연봉의 30% 내외, 메리츠화재는 연봉의 40% 내외가 성과급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생·손보사가 좋은 실적을 냈고 내달 말에 성과급이 책정되는 회사들까지 합친다면 업계 전체적으로는 수천억원의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은 최근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 카드회사의 현황을 파악하는 작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삼성카드 등 4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조8467억원에 달했다.
삼성카드는 순이익이 6223억원으로 12.9%나 늘었고, 우리카드는 1.69% 증가한 2044억원이었다. 이런 실적을 토대로 삼성카드는 지난달 31일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고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 카드사들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성과급을 줄 전망이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지난해 고객의 이용 한도 등 고객 서비스를 대부분 줄였고 신용대출 평균 금리를 10% 중후반대까지 인상해 이용 고객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카드회사들이 자율적으로 카드론, 현금서비스, 리볼빙 등 대출 금리를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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