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등 생활기능 미흡…이용 가능 가맹점도 제한적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애플의 간편결제 플랫폼인 ‘애플페이’가 21일 우리나라 시장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직은 파트너사인 현대카드를 이용하는 애플 고객만 사용할 수 있다. 애플페이는 기대했던 데로 편의성과 실용성, 보안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방식으로 결제 과정상 번거로움을 없애 수초 안에 원터치 결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다. 가맹점이 제한적이다 보니, 정해진 장소 외에는 쓸 수 없었고, 이용이 잦은 교통기능과 멤버십 등 부가서비스도 부족했다. 애플 고객이라도 애플페이를 완벽히 쓰려면 애플의 모든 제품 구매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애플페이는 아이폰과 맥북 등 애플의 온·오프라인 플랫폼에서만 작동한다. 아이폰만 이용 중인 고객이 PC를 통해 애플페이를 이용하려면 맥북을 새로 사야 하는 셈이다.
◇보안·편의·실용·호환성 ‘만점’
애플페이의 첫 느낌은 플랫폼 자체가 신용카드인 것처럼 직관성이 뛰어났다. 결제 시 편의성은 기존 간편결제 플랫폼이나 신용카드보다 훨씬 빠르고 편했다. 아이폰 측면 버튼(Touch ID기기의 경우 홈 버튼)을 두 번 누른 뒤 결제 단말기 근처에 가까이 대면 결제가 완료된다. 애플워치와 아이패드의 결제방식 복잡한 과정 없이 깔끔했다. 다른 간편결제 플랫폼과 달리 번잡한 기능도 모두 없애고 결제 하나에 충실했다.
배송 및 카드 정보를 매번 입력할 필요도 없다. 앱 또는 iOS 16의 Safari를 포함한 써드파티 웹브라우저에서 더 빠르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애플페이는 철저한 보안 및 개인 정보 보호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고객이 애플페이를 이용할 때, 카드 번호는 애플 서버는 물론 단말기에도 저장되지 않는다.
애플페이는 카드 번호가 아닌 ‘고유의 기기 계정 번호’(Device Account Number)를 생성한 후 암호화 과정을 거쳐 사용자의 단말기 내부 ‘Secure Element’라는 칩에 안전하게 저장한다. Secure Element는 업계 표준 인증을 받은 보안 칩으로, 전자 결제 관련 금융업계 요구사항을 준수해 결제 관련 정보를 안전하게 저장하도록 설계됐다. 애플페이에서 발생하는 모든 구매는 Face ID, Touch ID 또는 기기 암호로 인증된다.
◇‘부족한 기능’, ‘제한적 사용처’ 아쉬워
결제 기능에만 충실하다 보니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많았다. 우선 애플페이는 교통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삼성페이나 카드사들의 간편결제 플랫폼 대부분이 교통기능을 지원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중교통 이용이 많은 우리나라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듯 보였다. 다른 기능이 없다는 것도 되레 단점으로 부각됐다.
경쟁사인 삼성페이는 결제뿐만 아니라 멤버십, 쿠폰, 디지털키, 모바일 신분증, 탑승권, 티켓, 디지털 자산 등 총 9가지의 기능을 제공한다. 최근 우리나라 결제시장 동향을 보면 기능이 단순히 결제서비스에만 그치지 않는다. 신한카드의 ‘신한플레이’ KB국민카드의 ‘KB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은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종합적인 생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다.
무엇보다도 가맹점 확보가 시급하다. 이날 현대카드가 밝힌 이용 가능한 가맹 브랜드는 편의점과 백화점, 마트, 커피, 외식 등 12개 부문 125개 가맹점이다. 현재 삼성페이의 이용 가능한 가맹점 수가 300만개로 알려져 있는데, 애플페이의 결제방식인 NFC가 충분히 공급돼야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NFC가 설치된 일부 식당 외에는 애플페이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애플페이 출시로 인해 최근 NFC 단말기 설치에도 속도가 붙는 만큼 향후 가맹점 수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이용시에는 애플페이 이용자가 더 편할 수 있다. 삼성페이의 경우 작년 12월부터 이제 막 해외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반면 현대카드를 통해 발행한 비자, 마스터카드 브랜드 신용 카드를 보유중인 애플페이 고객은 해외여행 시에도 수백만 개의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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