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경기둔화·자신시장 침체 등 겹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올해 2월까지 국세 수입이 54조2000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15조7000억원 덜 걷혔다. 1·2월 누계 기준 역대 최대의 세수 감소 폭이다. 기저효과와 경기둔화, 자산시장 침체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이연 세수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해도 실질적인 세수 감소 규모는 6조9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말 세수 펑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2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2월 누계 국세 수입은 54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조7000억원 줄었다. 2021~2022년 하반기 세정 지원으로 인한 이연 세수 감소 기저효과(-8조8000억원)를 고려해도 실질적인 세수감소 규모가 6조9000억원에 달한다.
2월 한 달만 살펴보면 11조4000억원의 국세 수입을 기록해 1년 전보다 9조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월 진도율(총예산 대비 특정 시점까지 걷은 수입을 나눈 것)은 13.5%로 2006년(13.5%)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속도다.
세수 부진에는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시장 위축 등이 영향을 미쳤다. 2월 기준 소득세는 부동산 거래 감소 등 자산시장 둔화와 종합소득세 중간예납 세정 지원 효과에 양도소득세 및 종합소득세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6조원 감소한 2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와 직결되는 양도소득세의 경우 1~2월 누적으로 4조1000억원, 2월만으로는 2조6000억원이 전년 대비 줄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법인세는 지난 2021년 하반기 세정지원에 따른 지난해 세수이연 기저효과 등으로 7000억원 감소했다. 부가가치세는 환급 증가 및 지난 2021년 하반기 세정지원에 따른 세수이연 기저효과(-3조4000억원) 등에 따라 5조9000억원 줄었다. 교통세도 유류세 한시 인하 등으로 5000억원 감소했다.
국세 주요 세목 중에 전년보다 줄어들지 않은 것은 맥주·탁주 등에 붙는 주세가 유일하다.
증시부진에 따른 증권거래세의 감소도 이어졌다. 2월 누적 증권거래세는 8000억원으로 전년(1조5000억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증권거래와 연계된 농특세는 역시 전년보다 2000억원이 줄어 증시 부진에 따른 세수감소는 2월 누적으로 약 1조원 규모로 집계됐다.
국세수입이 두 달 연속 줄면서 세수 부족 우려는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세수 펑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2분기 이후 경제 상황이 관건이라는 전망이다.
기재부는 "올해 세수가 타이트(tight) 한 상황이라는 진단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라면서도 "올해 세수는 2분기 이후 경기 흐름이 좌우할 것이다. 하반기 이후 경제가 회복된다면 1·2월의 세수 부족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