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등 잠재 매물 4곳…증권·카드 인수도 ‘눈독’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우리나라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가 은행에 대해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을 통한 과도한 수익 창출을 자제할 것을 경고하면서 증권과 보험, 카드 등 비은행 부문 수익 확보가 시급해졌다. 현재 2금융권에는 MG손해보험과 KDB생명, ABL생명, 롯데카드 등이 매물로 나왔고, 롯데손해보험도 잠재적 매물로 거론된다. 금융지주의 참여로 인해 마땅한 주인을 찾지 못해 지지부진하던 2금융 M&A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 신임 회장은 지난달 24일 정기 주주총회 입장 전 기자들과 만나 증권사 인수 여부에 대한 질문에 “계획이 있고, 좋은 물건이 나온다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은 현재 증권사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는 다양한 수익 구조를 창출할 수 있어 비은행 부문 핵심업종으로 지목된다. 앞서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 2014년 이 회사를 NH농협금융에 매각한 바 있다.
우리금융의 인수 대상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회사는 유안타증권이다. 소매영업에서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를 인수해 은행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높이려는 우리금융의 의도에 가장 부합한다.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교보증권, 한양증권 등도 잠재 매물로 거론된다. 이들 대주주는 현재 사모펀드(PEF)가 소유 중인데,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2008년 G&A 사모펀드에 매각된 후 15년이 흘러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우리금융지주는 보험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증권사와 보험사가 모두 없다. 현재 보험사 중에서는 KDB생명과 ABL생명, MG손해보험 등을 포함해, 잠재 매물로 롯데손해보험이 거론된다. 다만 성장성이 낮은 생명보험사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손해보험사에 관심이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다.
신한금융지주도 2금융 M&A 시장에 등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형 생명보험사인 신한라이프에 비해 손해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는 온라인 영업에만 특화돼 있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오프라인 영업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역시 M&A를 통한 비은행 부문 수익 강화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부터 매각 작업이 한창인 롯데카드도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할지 관심사다. 롯데카드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하반기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지만, 이에 참여한 하나금융 등과의 가격 차가 커 중지된 상황이다.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각각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이 크지 않다. 다만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업계 중상위권 진출이 가능하다.
삼일PwC는 최근 발간한 ‘2023년 글로벌 M&A 트렌드:산업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은행 기반 금융지주가 풍부한 자금 여력을 바탕으로 M&A 시장의 주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 금융사 M&A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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