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세 피해 옮겼는데… 월세값 급등에 청년층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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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세 피해 옮겼는데… 월세값 급등에 청년층 막막
  • 권영현 기자
  • 승인 2023.05.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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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빌라 전세가격 9개월 연속 내림세
반면 월세가격지수 2016년 이후 최고 수준
월셋값이 급등하며 청년층의 주거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택가 모습. 사진=권영현 기자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고금리와 전세사기 확산 등 '전세포비아' 영향으로 청년층 점유 형태가 전세에서 월세로 옮겨가는 가운데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전월세 전환율이 7%를 넘어서는 등 월세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의 전월세전환율은 5.7%로 조사됐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이다. 전월세 전환율이 높을수록 전세가에 비해 월세 가격이 증가한다.

서울 자치구 중 1분기 연립다세대 전월세 전환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노원구로 7.7%를 기록했다. 이어 성북구(6.9%)와 강북구(6.4%), 도봉구(6.3%), 동대문구(6.3%), 성동구(6.2%) 등이 6%를 넘기며 서울시 평균을 상회했다.

서울에선 대학가 원룸의 월세도 1년만에 15% 넘게 올랐다.

앞서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발표한 지난 3월 서울 주요 대학가 인근 원룸(보증금 1000만원‧전용면적 33㎡ 이하)의 평균 월세는 59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3월(51만7000원) 대비 15.1% 상승한 수치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지난 3월 서울 연립다세대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2022년 7월(101.9)부터 9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며 97.4를 기록했다. 반면 월세가격지수는 반등하며 100.93으로 조사됐다. 2016년 8월(100.9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의 지난 3월 월세가격 중위값은 52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부동산업자는 “지난해 고금리 영향으로 전세 수요가 줄면서 전셋값이 자연스레 내려갔고 동시에 월세로 수요가 돌면서 월셋값은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주택도시기금의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 등 연 1%대의 저리대출 상품이 있는 전세와는 달리 월세는 매월 수십만원 수준의 고정 지출이 생겨 청년층에게는 부담이 크다. 

서울 도봉구에서 자취하는 직장인 A씨(20대‧여)는 “작년 연말 금리가 너무 높았고 당시 빌라 전세사기 이슈가 한창이라 부모님과 상의 끝에 월세로 계약했다”며 “관리비를 포함하면 월급의 20~30% 정도가 고정적으로 나가기 때문에 생활비나 저축을 줄여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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