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국회 정개특위가 실시한 시민참여단 500 명의 선거제도 공론화 조사 결과가 지난 13 일에 발표됐습니다 . 지난 1 일부터 3 일까지 진행된 숙의 전 조사에서 국회의원 수를 더 줄여야 한다는 응답은 65%, 국회의원 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답변은 13% 에 불과했지만 , 단 열흘이 지난 숙의 후 조사에서는 각각 37% 와 33% 로 큰 폭의 변화를 보였습니다 .
이 열흘 동안 대한민국의 정치가 국민들에 의해 놀라운 변화의 가능성을 내비칠 때 , 현실의 정치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만한 어떤 일도 없었습니다 . 국민의힘은 태영호 · 김재원 최고위원의 망언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됐고 ,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봉투 사태에 더해 코인 논란까지 새롭게 불거졌습니다 . 오히려 조금이나마 우리 정치에 대해 남아 있는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 , 정치혐오를 더 가중시키는 일만이 그 열흘 동안 정치권에서 벌어졌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500 명의 선거제 공론화 조사에서 국회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는 답변은 오히려 20% 나 증가했고 , 의원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은 28% 나 하락했습니다 . 그것은 이 사회의 발전과 개혁에 있어 정치 자체가 그만큼 중요하고 그것을 위해 정치 본연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간절함과 절박함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그런 점에서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한없이 부끄럽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공론의 결과를 무겁게 여기고 쇄신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 우리 민주당은 어제 장시간에 걸친 쇄신 의총의 결과로 김남국 의원에 대한 추가조사 , 윤리 규범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윤리 기구를 강화하는 동시에 국회의원 재산 투명성 강화를 위한 입법 조치 , 당 차원의 혁신기구 설치 등의 쇄신책을 발표했습니다 .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서 보시기에 여전히 성에 차지 않고 부족할 것입니다 . 한 번의 쇄신 의총으로 해결될 문제라면 지금처럼 국민의 눈초리가 따갑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 아직 갈 길은 멀고 해야 할 일은 첩첩산중이지만 , 당의 완전한 혁신을 위해 멈추지 않고 국민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
민주당 국회의원 전원이 결의한 쇄신의 근본은 다름 아닌 태도와 자세에 있습니다 . 우리 당에 지독하게 따라 붙는 내로남불의 꼬리표부터 떼어내야 합니다 . 우리의 허물을 직시하지 않은 채 남의 허물을 지적하는 것이 내로남불입니다 . D 학점을 받고 나서 공부할 생각은 하지 않고 F 학점을 받은 사람보다 내가 더 낫다고 주장한다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습니까 .
우리는 결코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 민주당은 상대 정당보다 도덕성에서만큼은 우위에 섰다고 자부해왔습니다 . 그러나 국민의 시각에서 우리 당의 그 비교 우위는 사라진 지 오래되었고 위선과 선민의식만 남아있는 정당이 아닌지 자성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 코인 논란 등의 문제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자세가 내로남불과 다르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이제는 우리 스스로 혁신의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 그런 자세 없이는 대여투쟁의 명분 또한 제대로 틀어쥐기 힘듭니다 . 우리 당의 쇄신은 바로 이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 이번 쇄신 의총이 그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