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LG이노텍 적자·삼성전기 47%↓ 추정
매일일보 = 신지하 기자 | 국내 전자 부품업계가 생산량을 줄이는 등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정보기술(IT) 수요가 위축된 데다 올해 2분기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 1분기에 구미, 중국, 베트남 사업소의 광학솔루션사업부(카메라 모듈 등) 평균 가동률을 지난해 말 56.9%에서 47.1%로 낮췄다. 이는 최근 2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14 판매량이 중국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저조하자 공급 제품 생산량을 낮춰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11월 애플 최대 협력업체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은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아이폰14 생산이 중단됐다. 이 공장에서는 아이폰14 시리즈의 80% 이상이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해 12월부터 생산 라인이 정상화됐지만 아이폰14는 적기 공급 시기를 놓치며 부진한 판매량을 보였다. 올 하반기에는 아이폰15 시리즈 출시가 예고돼 있고, 전작을 사야하는 소비자 유인도 높지 않다보니 올 2분기 가동률도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도 반도체 기판 사업을 맡은 패키지솔루션사업부 평균 가동률을 지난해 말 89%에서 올해 1분기 57%로 낮췄다. IT 세트 수요 부진과 메모리 재고 조정 지속 등의 영향으로 패키지 기판 공급이 감소한 영향이다. 전방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서버나 데이터 센터에 들어가는 고부가 반도체용 기판 수요도 기대보다 못 미치자 생산량을 대폭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점쳐지는 하반기부터는 가동률을 다시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컴포넌트사업부와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의 가동률은 지난해 말보다 소폭 상승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만드는 컴포넌트사업부 가동률은 지난해 말 58%에서 올 1분기 59%로 올랐고, 같은 기간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는 59%에서 63%로 상승했다.
IT 수요 둔화 속 LG이노텍과 삼성전기의 올 2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스서(증권가 전망치 평균)를 보면 LG이노텍의 올 2분기 영업손실은 2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이익 2899억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637억원의 흑자가 예상됐지만 시장 눈높이가 대폭 하향 조정된 것이다. 앞서 지난 1분기에 LG이노텍은 1년 전보다 60.4% 감소한 14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기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893억원으로, 1년 전보다 47.4%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1개월 전 예상치(1776억원)보다는 6.6% 늘어난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T 전방 산업 수요 부진과 고객사 재고 조정 여파가 올 1분기에 이어 계절적 비수기인 2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전자 부품업체는 수익성의 추가 악화를 막기 위해 가동률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