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분양가 앞세운 단지 인기… 옥석가리기 더 심화될 것”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올해 하반기 분양 시장 흥행을 가늠할 주요변수는 분양가격이 될 전망이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로 시장에 조금씩 온기는 돌고 있지만, 고금리 기조에 따른 대출부담이 여전한 만큼 분양가를 바탕으로 한 청약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공사비 인상도 불가피해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인 만큼 서울과 수도권 알짜단지 등 일부지역에만 청약 쏠림이 유력한 상태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공사자재값 인상으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멘트 제조기업인 성신양회는 오는 7월부터 톤당 10만5000원 안팎 수준인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14.3% 인상한다. 앞서 국내 1위 시멘트 제조사인 쌍용C&E도 다음달부터 톤당 10만4800원에서 14.1%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한일·아세아 등 다른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는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유연탄 가격은 하락했지만, 제조원가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전기요금 인상과 원화가격 하락에 따른 환율 부담이 커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시메트업계는 유연탄 가격 상승을 이유로 지난해 2월과 11월에 걸쳐 총 33%에 달하는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그 결과 시멘트 판매가격(7개사 평균 판매가 기준)은 2021년 7월 톤당 7만8800원에서 지난해 2월 9만2400원, 하반기엔 10만5000원까지 올랐다.
레미콘 생산에 필요한 주요 원재료인 골재 가격도 오르고 있다. 업계 1위인 유진기업의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골재를 구성하는 자갈 가격이 2021년 ㎥당 9793원에서 올 1분기 1만1667원으로 올랐다. 동기간 모래 가격도 ㎥당 1만6266원에서 2만373원으로 상승했다.
고금리로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침체돼 있는 가운데 공사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분양을 앞둔 신규사업장을 중심으로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공사비 지수 동향을 보면 올 4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51.26으로 나타났다. 동월 기준 2020년 117.93, 2021년 128.65, 2022년 145.85로 꾸준히 오름세다.
이러한 공사비 증가는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주택사업에서 건축공사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0%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은 3.3㎡당 1598만52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9.62% 오른 가격으로, 올해 2월 1560만2400원에서 3월 1585만 6500원으로 상승한 후 2개월 연속 상승세다.
이에 주변 시세보다 낮은 이른바 ‘착한 분양가’를 앞세워 분양에 나선 단지에는 청약 수요가 몰렸지만, 비싼 분양가 논란을 빚은 단지에서는 미달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5월 30일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6차센트럴파크' 무순위 1차 청약에는 전용면적 84㎡ 7가구 모집에 4529명이 청약을 신청, 평균 경쟁률 647대 1을 기록했다. 해당 무순위 물량 분양가는 4억5500원~4억6480만원 수준으로 인근 ‘신동 동탄파크릭스’ 전용면적 84㎡ 분양가 5억3520만원 대비 7000~8000만원가량 저렴하다.
서울 용두동 소재 ‘래미안 엘리니티’도 같은 날 계약취소주택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는데 2가구 모집에 총 2900명이 신청해 평균 14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3월엔 11억3000만원에 거래됐고 무순위 청약 땐 3억원 가량 낮은 8억500만원~8억2200만원에 공급됐다.
반면 경기 용인시 소재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는 전용 59~84㎡ 총 999가구 중 계약에 실패한 74~84㎡ 총 589가구에 대해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고 이날까지 예비당첨자 등에 대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단지의 고분양가 논란과 후분양 등으로 자금 조달에 부담을 느낀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결국 하반기 분양가 상승 여부가 청약흥패의 키”라묘 “비교적 청약 대기수요가 많은 수도권에서도 단지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만큼 청약시장도 입지나 가격, 개발호재 여부 등에 따라 수요자들의 깐깐한 선별청약이 이어지며 쏠림 현상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