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정부의 규제완화로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대폭 단축 및 해제된 가운데 분양권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직은 전매제한과 패키지격인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어 계약 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5월 서울 분양‧입주권 거래는 103건으로 1분기(50건)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계약일 기준 30일간 신고가 가능해 5월 신고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종류별로는 지난 5월 분양권은 35건, 입주권은 25건 거래됐다. 특히 분양권 거래량은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기로 한 2020년 8월 이후 2년 9개월만인 지난 4월(39건) 두자릿수 거래량을 회복한 후 2개월 연속 두자릿수가 거래가 이뤄졌다. 정부는 앞서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최대 10년인 수도권 공공택지(분양가 상한제 적용)와 규제지역의 전매제한 기간은 3년, 과밀억제지역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완화했다. 비수도권의 공공택지(분양가 상한제 적용)는 1년, 광역시 도시지역은 6개월 등으로 기간을 단축했고 그 외 지역은 전매제한 기간을 폐지했다. 실제로 분양권 거래 규제가 완화되면서 수억원대 웃돈이 붙은 분양권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 주상복합’ 전용면적 84㎡는 지난 4월 13억7000만원에 분양권이 거래됐다. 2019년 진행된 청약에서 해당 면적 최고 분양가인 10억8200만원과 비교해 2억원 넘는 프리미엄이 붙었다. 서울 중구 입정동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1단지’ 전용 49㎡ 분양권은 지난 4월 9억4250만원에 손바뀜됐다. 청약 당시 최고 분양가인 8억4800만원과 비교해도 1억원가량의 웃돈이 붙은 거래다. 다만 분양권 전매제한과 패키지로 묶이는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이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돼 있어 거래 증가 효과는 제한적이라는게 부동산업계 반응이다. 현행 주택법상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 등의 입주자는 최장 5년간의 거주 의무 기간을 지켜야 한다. 이를 어길 시 법 위반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권 거래 시 특약을 활용해 실거주 의무 폐지 불발 시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아직 실거주 의무 폐지가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실거주 의무 폐지가 확정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파기한다는 특약을 넣어서 거래해야 한다”며 “꼭 필요한 거래라면 특약을 넣어 거래를 하고 가능하다면 실거주 의무가 있는 분양권 거래는 당장은 거래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바닥이라고 판단하면서 분양권 거래가 증가했다”며 “분양권은 실거주 의무가 있는 물건에 대한 계약에서 특약을 활용해 폐지 안될 경우 계약을 무효로 하는 내용을 넣어서 거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소유권이 넘어오지 않지만 수년 후 넘겨준다는 조건으로 계약하는 전매제한이 있는 미등기 전매도 주의해야 한다”며 “집값 변동에 따라 웃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