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피켓팅' 엄두도 못내는 중장년층…문화생활 MZ세대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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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피켓팅' 엄두도 못내는 중장년층…문화생활 MZ세대 장악
  • 박지성 기자
  • 승인 2024.10.31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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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박지성 기자
산업부 박지성 기자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어쩔 수 없죠.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그러나 마음 한켠으로는 씁쓸하네요."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의 원년 팬인 A(63세)씨는 한국시리즈 '피켓팅(피 터지는 티켓팅의 줄임말)'을 실패하고 이 같이 말했다. 올해 프로야구는 1000만 관중을 동원하면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역대급 흥행의 배경에는 10·20·30 세대의 젊은 팬들 유입이 한 몫 했다.

프로야구의 경우 100% 사전 예매제로 운영된다. 프로야구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이나 티켓링크에서 경기 약 1주일 전부터 진행된다. 예매를 시도하기 위해 티켓 오픈 시간에 딱 맞춰 접속하면 운이 좋을땐 1000~1만번째, 많게는 10~20만번째 접속 대기번호를 부여 받곤 한다. 

이는 프로야구 뿐만 아니다. 스포츠, 영화, 뮤지컬, 콘서트 등 대부분의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예매라는 것은 필수인 시대가 왔다. 현장 매표소는 이미 사라지고 있는 분위기로 티켓 발권도 '모바일 티켓'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인터넷 및 스마트폰 조작에 능숙한 젊은 층들은 이같이 '피켓팅'에 도전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피켓팅'을 실패하더라도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예매 사이트 접속까지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피켓팅' 실패 이유는 단순 사이트 접속 오류 또는 약 0.01초의 클릭 지연일 것이다.

'피켓팅'이라 불릴 만큼 젊은층들도 예매를 성공하기엔 어렵다. 그렇다면 중장년층들은 어떨까. 대부분의 중장년층들은 예매 사이트 접속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예매를 위해선 회원가입부터 간편 결제 등록, 카테고리 선택 등 거쳐야 할 관문은 산더미다.

이를 해결 하기 위한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명절 예매 기간에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지 않은 경로·장애인·국가유공자(교통지원대상) 등 교통약자의 예매 편의를 높이고자 판매 좌석 비율과 일정 등을 조정하고 있다.

지난달 추석 연휴 기간 코레일은 공급 좌석 비율을 기존 10%에서 20%로 확대하고 전화 예매와 인터넷 예매 전용 할당을 각 10%로 나눠 매체별 예매 기회를 늘렸다. 아울러 일반인 예매기간보다 약 하루, 이틀 앞서 사전 예매를 지원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교통약자 예매 제도에 대해 예매자 90.9%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현재 문화생활을 즐기는 대부분의 연령층은 10·20·30 세대가 주를 이룬다. 어떻게 보면 시대 흐름에 따라 중장년층들은 문화생활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행사 주최 측이나 예매 사이트 등 문화생활 관련 업계에서는 코레일 예매 시스템처럼 점차 디지털 시대에서 소외되고 있는 중장년층들을 위해서라도 보다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해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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