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재인계…계파 갈등 최소화 의도 반영된 듯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고 끝에 당 쇄신 작업을 이끌 혁신위원장으로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임명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5일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당 혁신을 위한 기구 설치에 대한 의결이 있었다. 김은경 교수를 위원장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권 수석대변인은 인선 배경으로 "(김 교수가)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이지만 원칙주의자적인 개혁적 성향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며 "금융이나 법률, 금융과 관련된 법률, 소비자 보호 분야에 전문성 가지신 분이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금융 약자들 편에서 개혁적 성향 보여주실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명칭이나 과제, 역할, 구성 이런 건 혁신기구에서 논의할 예정"이라며 "논의 결과는 지도부에서 전폭적으로 수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지난 2015년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대표 시절 당무감사위원으로 활동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여성 최초의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낸 친문재인계 인사다.
당초 이번 혁신위원장으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유력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정 명예교수를 당내 친이재명계가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이재명계에서는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을 추천했다.
하지만 정작 이 대표가 친문계로 분류되는 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낙점한 데는 계파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래경 낙마 사태' 후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은 이 대표가 자칫 계파 색채가 뚜렷한 친명 인사에게 당 쇄신의 전권을 부여한다면 비명계의 반발을 불러오며 당 내홍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재 혁신위의 역할과 관련해 대의원제 폐지와 공천룰 변경 등 계파 간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는 상황도 김 교수 임명 배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선은 혁신위원회 출범을 예고한 지 한 달 만이자, '천안함 자폭' 발언 논란으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낙마한 지 열흘 만에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