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은 유지…"지역 주민께 마지막 책임 다할 것"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탈당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무감사위와 윤리위원회의 고강도 징계 등으로 당에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황보 의원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부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며 "최근 제 가정사와 경찰 수사 건으로 크나큰 심려를 끼쳐 드려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년간 저를 키워주신 사랑하는 중구영도구 구민 여러분께 거듭 죄송하다"며 "은혜에 보답하지 못해 고개를 들 수가 없다. 평생을 두고 그 빚을 갚겠다"고 덧붙였다.
황보 의원은 "모든 것을 겸허히 내려놓고 저에 대한 모든 비난을 오롯이 내 탓으로 돌리며 더 낮은 자세로 깊이 성찰하겠다"며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무엇보다 못난 부모의 일로 상처 입은 제 두 딸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겠다"고 했다.
의원직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황보 의원은 "국민들께 끼친 심려를 생각하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아야 마땅하다"면서도 "저를 믿고 뽑아주신 지역주민들께 마지막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넓은 해량으로 보듬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황보 의원은 지난 2020년 21대 총선과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구·시의원 공천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황보 의원 전 남편으로부터 황보 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이들의 이름과 액수가 기록된 명부를 입수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황보 의원은 또 동거 중인 부동산 사업자가 의원의 관용차를 함께 이용하고 의원실 보좌진에게 사적인 심부름을 시켰다는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황보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과 국회의원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의 이유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한 상태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황보 의원의 탈당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굉장히 깊은 고뇌 끝에 (탈당을) 선택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당의 입장에선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탈당을 했기 때문에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므로, 진행 중이던 당무감사는 사실상 종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