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동훈 기자 | 국내 철강사들의 올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솔솔 나오고 있다. 제품단가와 글로벌 수요 증가 등 호재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의 올 하반기 매출액 전망치(컨센서스)는 43조232억원, 13조3740억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포스코홀딩스 6.5%, 현대제철 3.0%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철강사의 하반기 실적 개선 요인 중 하나로 세계 1위 생산국인 중국의 감산 결정이 꼽힌다. 중국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창궐 이후 조강(쇳물)을 사상최고(10억6500만톤) 규모로 생산한 후 과잉생산에 따른 글로벌 가격 하락세를 바로잡기 위해 감산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이 철강 생산량을 줄이면 세계 유통량이 감소해 한국산 철강 가격이 오르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또 중국 감산기조는 철강 가격을 좌우하는 철광석 등 원자재의 가격을 끌어내려 한국 철강사에 이점으로 작용한다.
중국은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전년동월 대비 조강(쇳물) 생산량을 줄였다. 1분기에 생산량을 늘려 산업별 단기 수요에 대응한 후 2분기 감산 기조를 재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유럽연합(EU) 내 자동차 산업 등 제조업의 경기가 회복되고, 동남아 철강 수요가 경기부양책 덕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한국 철강사에 호재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국과 서구 주요 지역의 철강 시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하반기 국산 철강의 국내외 수요 전망이 밝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하반기 철강 내수·수출 규모는 내수 2403만5000톤, 수출 1297만3000톤 등 3700만8000톤으로 예측됐다. 전년동기(3597만5000톤) 대비 2.9% 증가한 수치다. 산업연구원은 △내수 침체 △한국 업체 수입재 대응·생산정상화 △환율 하락 등 요인으로 인해 수입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실적 증가요인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힌남노로 인한 사업장 피해도 반영돼 있다. 당시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냉천 범람으로 가동중단됨에 따라 1조3400억원으로 추산되는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후 올해 초 포스코가 포항제철소를 완전복구했고 현재 정상가동 중이다. 오는 하반기에도 포항제철소 정상화가 이어지며 국산 철강실적이 지난해 대비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제품 판매량이 하반기까지 정상화할 것”이라며 “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2분기 주요 철강사들은 하반기 실적 개선을 앞두고 호흡을 가다듬을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의 2분기 매출액은 각각 20조9417억원, 6조9319억원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2분기 대비 포스코홀딩스 9.0%, 현대제철 6.1%씩 감소한 수치다.
이성규 포스코홀딩스 재무실장은 지난 4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 참석해 “2분기부터 생산이 완전 정상화해서 5% 이상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하반기가 되면 상반기보다 판매량이 더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