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개각서 이동관 방통위원장 지명 시 재격돌 전망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윤석열 정부의 첫 개각을 놓고 상반된 평가를 내놓으면서 향후 인사청문회에서 격돌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개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개각을 '극우 개각'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이어 이동관 대외협력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할 경우 여야 대립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달 29일 윤 정부가 처음으로 단행한 2기 개각 출범에 대해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일 울산에서 열린 울산시당 워크숍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 이번 개각 인사와 관련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누구든지 확고히 피력할 수 있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체성에 대한 소신이 있는 분이 행정을 맡아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은 대통령실이 첫 개각 인선을 발표하자 개혁과 민생을 위한 인선이라며 환영한 바 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발표 당일인 지난달 29일 이번 개각에 대해 "국민께 말이 아닌 성과를 보여드려야 할 집권 2년 차를 맞아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진용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이날 신임 통일부 장관 후보에는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를, 장관급인 국민권익위원장에는 김홍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전 부산고검장)를 지명했다. 대통령실은 김 교수 지명에 대해서는 원칙 있는 대북 정책과 일관성 있는 통일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또 김 변호사의 경우 권익위 기능과 위상을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는 책임자라고 소개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 정부의 첫 개각을 "극우 개각, 극우 유튜버 개각"이라고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2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개각은 대통령의 제1의 덕목인 국민 통합을 포기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즉각 '극우 개각'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민주당은 뉴라이트 계열로 '대북 강경파'인 김 교수와 검찰 출신 김 변호사 내정에 반발하고 있다. 극단적 남북 대결 주의를 주장하는 인물을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사건을 덮어준 정치 검사를 국민권익위원장에 앉힌 것은 '극우 편향', '검사 편향'이라는 주장이다.
야당이 이번 개각을 '부적격 인사'로 규정한 만큼 향후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간 대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것이 아니라, 한치의 국정 공백도 없이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한다"고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김 교수에 대한 도덕성과 함께 자격 논란이 불거진 대북 강경 발언 등을 집궁 추궁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달 예상되는 2차 개각에서 야당이 반대해온 이동관 대외협력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한다면 여야 대치는 한층 더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귀령 민주당 부대변인은 지난 30일 이동관 특보 인선과 관련해 "무수한 의혹과 논란에 거짓 해명과 모르쇠로 일관하는 이 특보는 결코 인사청문회 벽을 넘을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은 더 망신당하기 전에 이동관 방통위원장 꼼수 임명과 방송 장악 기도를 당장 포기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