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빚투족(빚내서 투자한 사람)’과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한 사람)’들이 다시 늘고 있다. 금리인상 중단 기대감에 증시가 살아나고 있어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달 말 기준 19조2638억원을 기록했다. 신용융자는 증권 회사가 고객에게 주식 거래 매매 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신용융자 잔고 늘었다면, 빚내서 투자한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신용거래 잔고는 올 초 16조원 수준에서 3월 18조원대에 진입했다. 4월에는 20조원도 돌파했다. 이후 소시에테제너럴(SG) 증권사발 하한가 사태로 투자열시가 식어 19조원대로 줄었다. 4월 수준보다 낮지만 연초대비 여전히 큰 규모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은행 가계대출도 2개월 연속해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245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인 5월 677조6122억원에서 6332억원이 늘어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변동금리가 향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금리에 대한 부담감이 다소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몰린 이유는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증시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일 ‘해외경제 포커스-2023년 하반기 미국 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를 통해 “미국 연준(Fed)이 올해 하반기 금리 인상을 종료할 수 있다”며 “지난해 3월 이후 10번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모두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정책금리가 5.00~5.25% 수준으로 높아진 결과 성장세가 둔화되고 물가오름세도 완화되는 등 실물지표가 영향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은은 “이번에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한 이후에도 최근 이어온 긴축 정책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실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테슬라가 7% 오르는 등 글로벌 증시에서 희소식도 들려온다. 전일 미국 증시는 하반기 첫 거래일을 맞아 소폭 상승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87포인트(0.03%) 상승한 34,418.47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21포인트(0.12%) 상승한 4,455.59,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8.85포인트(0.21%) 오른 13,816.77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