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국민의힘, 다당제 실현할 선거제도 개혁안 내놓아야"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위성 비례정당 출현을 막기 위한 이른바 '위성정당 방지법'을 발의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지만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 설립으로 가장 큰 피해를 봤던 지난 21대 총선 결과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향해 "위성정당 방지법부터 심의·처리할 것을 제안하라"고 촉구했다.
심 의원은 1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020년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라 정당의 국회의원 의석수가 해당 정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득표 비율과 연동될 수 있도록 비례대표 의석 배분 방식을 개선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다"며 "하지만 거대 양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위성정당을 창당해 비례성을 개선하고자 했던 선거제도의 도입 취지를 잠탈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21대 총선에서 거대 양당이 정치를 희화화시킨 위성정당 창당이 재현되지 않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정치자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다"고 했다.
심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투표용지를 지역구 의원 '후보자 투표용지'와 비례대표 의원 '정당 투표용지'로 구분하도록 하고, 비례대표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은 정당도 투표용지에 표시하도록 했다. 비례 당선만을 위한 '위성정당'을 명확히 드러내겠다는 취지다.
특히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 어느 하나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은 정당은 전국적으로 통일된 기호를 부여하지 않도록 했다. 비례대표 투표용지 앞순위를 차지하기 위해 탈당 혹은 제명 등을 통해 위성 정당으로 입당시킨 '의원 꿔주기'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는 20명의 현역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는 8명의 현역 의원이 당적을 옮겼긴 바 있다.
또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으로 각각 5명 이상 후보자를 추천한 정당에만 선거보조금을 배분·지급하도록 규정했다.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는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이 각각 24억 4900만원 61억 2300만원의 선거보조금을 수령했다.
심 의원은 "위성 정당 방지법이 위성 정당을 완벽하게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법이 아니라 위성정당 창당을 전력이 있는 거대 양당들이 성찰하고 다시는 꼼수와 편법에 기대지 않겠다고 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가 극단적인 양극화라는 데 동의한다면 다당제 연합정치를 위한 선거법 개정에 함께하는 것이 정도"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내년 총선 선거제 개편에 대해서도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에 제안한다. 이달 안으로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고 정치의 시대적 과제인 다당제 민주주의를 실현할 선거제도 개혁안을 내놓길 바란다"며 "이와 병행해 국회 정개특위에서는 위성 정당 사태의 재현 방지를 위한 논의를 진행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