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두 사람은 협력할 수밖에 없는 운명"
조응천 "내용적으로 기대할 것 없어"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회동을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 봉합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에서 일부 비이재명계가 회동 '무용론'과 '분당'을 재차 언급하고 나섰다. 친이재명계(친명계)와 친이낙연계(친낙계)의 두 수장이 만나는 만큼 이번 회동이 당의 계파 갈등의 향배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11일 저녁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갖는다. 이 대표 측에선 김영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이, 이 전 대표 측에선 윤영찬 의원이 배석한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당 진로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 등 현안과 관련해 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관심사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지난 대선 직후 계속돼 온 당내 계파 갈등을 극복하고 내년 총선을 위한 단일대오의 형성 여부다. 이 대표는 지난달 이 전 대표가 귀국한 직후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함께 모아야 한다"며 원팀을 강조한 바 있다.
치열하게 대립해온 계파 간 수장이 만나는 만큼 이날 회동이 총선을 앞두고 당내 계파 간 대립을 해소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당의 단합에 굉장히 도움이 되는 회동"이라며 "내년 총선까지는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는 협력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 힘을 합하는 것이 민주당 지도부 출신들이 가져야 될 기본적인 자세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라디오에서 "검찰 정권이 검찰, 감사원, 국세청 등 권력기관을 총동원해서 폭주하는 상황에 대해서 민주당이 어떻게 제 역할을 하고 제 역할을 하려면 당이 어떻게 정비돼야 하는지 말씀 안 하시겠나"라며 "의원들도 당의 단합을 위한 혁신에 대해서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두 분께서 의견을 같이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반면 일부 비명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계파 통합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응천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회동) 내용적으로 기대할 것은 없다"며 "지금 서로 생각이 다르지 않겠나.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처럼 이 전 대표와 함께 있는 그림이 당장은 필요하고, 이 전 대표는 귀국하고 지금 보름이 좀 지났는데 아직도 안 만나고 마냥 미루기만 하고 겉돈다는 여러 가지 말로 심적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유쾌한 결별'을 언급하며 '분당설'에 불을 지핀 이상민 의원은 계파 수장 간 회동 당일 "분당이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분당설을 재차 거론했다.
이 의원은 BBS라디오에 "뜻을 도저히 같이할 수 없고, 도저히 같이 지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싸우기만 하고, 서로 간에 권력 다툼이나 자리다툼만 하고 있다면 어떻게 한 지붕에서 있을 수 있겠나"라며 "오히려 방향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는 것도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정치 발전에 오히려 도움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합당이나 분당은 우리 정치사에서 여러 경우가 있었지 않았나"라며 "하나의 시도고 잘 해보자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합당해야 옳고 분당하는 건 반드시 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