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지출 55.1조 감소…코로나19 사업 축소 등 영향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올해 소득세 등 국세수입이 크게 줄면서 5월까지 걷힌 총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조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지출도 같은 기간 약 55조원 감소하면서 나라살림 적자가 5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5월 기준 국가채무도 16조원 증가하면서 110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1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7월호'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걷힌 국세 수입은 160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조4000억원 줄었다. 세수진도율은 40.0%로 지난해(49.7%)보다 9.7%포인트(p) 낮아지면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걷어야 할 세금 400조5000억원의 40%가 올해 5월까지 걷혔다는 의미다.
세목별로는 소득세(51조2000억원)가 1년 전보다 9조6000억원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양도소득세가 8조9000억원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11월~올해 3월 주택매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3% 줄었다. 같은 기간 순수토지 매매량 역시 38.0% 뒷걸음질했다.
법인세(43조6000억원)는 1년 전 대비 17조3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기업 영업이익 감소와 중간예납 기납부세액 증가 등이 반영됐다. 부가세(33조5000억원)는 지난해보다 3조8000억원 줄었다. 정부의 유류세 한시 인하 정책 등으로 교통세(4조4000억원)는 전년 대비 6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세정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세수는 26조2000억원 감소했다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5월까지 누적 세외수입은 12조8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조7000억원 줄었다. 이는 한국은행 잉여금이 전년 대비 3조7000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반면 기금수입의 경우 보험료수입(3조7000억원)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3조1000억원 증가한 8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금수입은 증가했지만, 국세·세외 수입이 감소하면서 총수입(국세+세외+기금수입)은 전년보다 37조원 감소한 256조6000억원이었다.
1~5월 총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조1000억원 줄어든 287조4000억원이었다. 예산의 경우 코로나19 위기 대응 사업 축소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조7000억원 감소했다. 기금 지출도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종료 등으로 31조7000억원 감소했다. 기재부는 올해 총지출이 작년보다 크게 줄어든 데 대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지방교부금 정산 등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5월 말 기준 30조8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걷은 돈보다 지출로 쓴 돈이 이만큼 많다는 의미다. 다만 감소 폭은 총수입보다 총지출이 더 컸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52조5000억원 적자였다. 5월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정부가 제시한 올해 연간 전망치(-58조2000억원)의 90% 수준이다.
5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전월보다 16조원 증가한 108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국가채무는 지난해 말보다 55조3000억원 늘었다. 국고채 잔액이 55조9000억원, 외평채 잔액이 5000억원 증가하고 주택채 잔액이 8000억원 감소했다. 연말 기준 국가채무 예상치인 1100조3000억원까지는 이제 10조원 남짓을 남겨두게 됐다.
1~6월 국고채 발행량은 98조7천억원으로 연간 총 발행한도(167조8천억원)의 58.8%를 기록했다. 6월 외국인 자금 유입 규모는 5조9000억원으로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순유입 중이다. 외국인 국고채 보유잔액도 지난달 말 기준 20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