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예방은 과학 영역…맹신·이념 영역 아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민의힘이 집중 호우로 인한 추가 피해가 없도록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면서 야당을 향해 정쟁을 멈출 것으로 촉구했다. 아울러 여당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조건부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한 것에 대해 '국면 전환용'이라며 비판했다.
김기현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말 사이 또 많은 비가 예상된다"며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힘 모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무정부상태·컨트롤타워 부재 등 무리한 정쟁을 부추기면서 깎아내리는 건 예방 대책 마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많은 인명 피해로 국민이 슬픔에 빠진 만큼 지금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되새겨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천·논산·청주·익산 등 13개 지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 우선 선포가 있었다. 당에서 요청했던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신속히 이뤄진 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피해 복구가 완전히 이뤄질 때까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 당에서도 최대한 지원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신월 빗물저류 배수시설을 방문한 것을 언급하면서 지역별 특성에 맞춘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일찍이 빗물을 모으는 초대형 지하 저수 시설을 조성해 도심 침수를 예방하고 있다. 서울도 오세훈 서울시장 당시 주요 지점 7곳에 대심도 빗물터널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며 "그러나 이후 시장이 바뀌면서 사업이 전면 백지화되고, 양천 한 곳만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난 영역은 과학 영역이지 독단적 맹신이나 이념의 영역이 결코 아니다. 지역마다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홍수 피해 방지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며 "지난 정권에서 중단된 신규 댐 건설을 재개하고, 4대강 사업 이후 방치된 지류·지천 정비 사업도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지난 18일 민주당이 '정당한 영장 청구'라는 단서를 달며 불체포특권 포기를 결의한 데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민주당이 불체포특권을 사수하기로 하면서 겉으로만 포기하는 듯한 꼼수를 부렸다고 한다"며 "'국면 전환용'으로 써먹었던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을 실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그간 검찰 수사에 대해 '야당 탄압'이라는 주장을 안 한 적이 있었나"라며 "혁신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이 재확인된 만큼 민주당 혁신위는 지금이라도 자진 해체하는 것이 옳다"고 쏘아붙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기지 관련 환경영향평가가 지연된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 정권에서 환경영향평가가 늦어진 이유가 바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중 등 고위급 교류 때문이었던 것이 오늘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며 "대통령의 대중국 굴종 외교의 완성을 위해 대한민국의 안보 주권을 포기한 안보 농단이 아닐 수 없다"고 맹공했다. 그러면서 "중국몽과 북한몽에 취해서 안보 농단을 자행한 인사들에 대해서는 신분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는 감사원 감사와 수사 당국의 수사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참석자 전원은 실종자 수색 작업 과정에서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해병대원의 명복을 빌며 묵념했다. 김 대표는 "고인의 숭고한 헌신과 희생을 숙연하고 정중한 마음으로 기리고, 최대한 예우하도록 해야겠다"며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