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홍준표 시장, "공감 능력 상실?…건방떨지 말고, 지역에 사활 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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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홍준표 시장, "공감 능력 상실?…건방떨지 말고, 지역에 사활 걸어라”
  • 최대억 기자
  • 승인 2023.07.30 15:2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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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억 정경부장(부국장)
최대억 정경부장(부국장)

매일일보 = 최대억 기자  |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능력인 공감(共感)은 크게 정서적·인지적 공감으로 나뉜다.

깊은 진심을 담은 정서적(감정적) 공감과는 달리, 악의는 없으나 타인의 마음을 읽어야 함에도 상대에 상처 줄 수 있는 인지적(이성적) 공감은 중대한 장애를 유발한다고 심리학자들은 경고한다. 더 쪼개어 ‘공감적 배려(그들의 경험을 개선하고 싶은 마음)’도 중시된다.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은 폭우 사망사고에도 골프 친 논란에 대해 버럭 화내며 대응(17일)하다, 비난이 들불처럼 확산되자 ‘사과’ 수습모드에 연이틀 돌입(19일)하더니,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그에 따른 징계를 개시하기로 의결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하지욕(胯下之辱,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이란 사자성어를 남겼고(20일), 징계 결정 직후엔 ‘(중앙정치권 향한)발언권은 정지되지 않았다. 내게는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26일)'고 즉설하며 차기 대권 후보 레이스를 예고하는 듯한 해석을 낳았다. 

단면(斷面)에서 공감을 못한다는 이분법은 불가하나, 불과 아홉날 만에 변명→사과→자기愛(나르시시즘)→직업병으로 번복하는 홍 시장의 분출에서, 대(對)국민 공감 능력 셋(정서·인지·배려) 다 결여된 모양새다.

정성과 최선을 다하는 공감, 곧 지도자의 자질임에도 불구 홍 시장은 ‘부자량력(不自量力)·과렴선치(寡廉鲜耻)’, 즉 자기 분수와 염치를 모르며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임을 자처해 증명해 보이는 듯 사료된다. 과정·결과치에 충실해야 하는 시정 측면보단 '아니면 말고식' 말만 번지르르한(실제로 까보면 알맹이는 하나도 없는) 중앙정치에의 그의 깊은 관여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의 저명한 교육학자이자 심리학 박사인 짐 테일러(Jim Taylor)가 쓴 ‘정치인들이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믿는 6가지 이유’ 칼럼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글 요지는 ‘나르시시스트(narcissists, 자기도취자)’들은 거만하고, 자기 자신을 중요시하며,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고, 지나친 동경을 필요로 하며, 특권 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착취적(exploitative)이라는 것. 정치인들은 반박할 수 없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추종자들이 그들을 믿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단다.  

사람들은 진실을 듣고 싶어 하지 않으며, 진실은 상처를 주기에 그들의 존재와 그들의 믿음을 위협하거나 그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들을 듣고 싶어 하지 않으며, (모두가 원하는)해피엔딩으로 동화를 들려주고 승자가 될 수 있는데 굳이 나쁜 정보의 공급자가 될 이유가 없다(득표율 올릴 가능성 왜 축소하나)는 것이 글의 골자다. 

대구는 민선 8기 홍 시장이 입성하면서 별관으로 사용하던 산격동 청사(옛 경북도청 터)에 시장 집무실을 옮기며 사실상 ‘산격청사’ 시대를 맞았다.

필자가 최근 두 달 사이 총 네 차례에 걸쳐 홍 시장이 구축한 산격청사 곳곳을 톺아보니, 청원경찰 24명(인건비 13억여 원), 차량 출입 차단기(1천900여 만원), 청사 출입 보완 게이트(600여 만원)가 배치·설치돼 있었다. 별도 청원경찰이 홍 시장의 집무실 앞에 배치되는 등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래 이 터는 대구시민들의 허락도 없이 하루아침에 시민·차량 출입 통제구역으로 변모, 사실상 민·관 간격이 벌어진 양상이다.

1971년에 건립돼 각종 스포츠 경기와 문화·공연 행사로 대구실내체육관(산격청사 건물 뒤편)을 찾는 전국 각지의 참가자와 관람객의 청사내 자유로운 주차도 옛 추억이 돼 버렸다. 타 어떤 도시와 절대 비교될 수 없는 약 12만 9천㎡(약 3만 9천평)의 인심 후덕하고 넉넉한 규모가 야속한 구지(九地)로 변해 버린 감이 든다. 

도청 후적지 활용 방안 결정에 있어 핵심 원칙은 시가 일방적으로 결정·추진하는 것이 아닌 의회·시민단체 등과 사전협의 절차를 지키는 것은 물론 시민이 공감토록 돼 있음에도 말이다. 

염치(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를 중시하는 필자의 고향(대구) 사람들(정치적 수혜와 절대 무관하며 대구에서 태어나 자란 평범한 시민·출향인들)이 입을 모아 홍 시장에게 고한다. 

홍 시장은 신공항 초광역 경제권, 제2국가산업단지 조성, 수성알파시티 개발 등 대규모 사업에 대한 집중 투자 유치 등 어느 누가 시장이 된들 당연한 직무는 차치하더라도, 건방떨지 말고 오직 대구시장으로서 대민(對民) 공감과 예산누수 등 지역 행정력에 집중하기 바라며, 걸핏하면 미깔스럽게(밉삽스럽다의 경상북도 방언) 버럭 대는 ‘하향식 분노’ 제발! 거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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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2023-07-24 23:12:19
오랜만에 할말을 다하신 기자분을 보게되었습니다. 버럭 홍준표는 다른일을 찾아야 겟고, 산격청사를 시민에게 돌려줘야 헙니다. 언재부터인가 출입 못하는 요세가 돠어 있더라구요

윤병철 2023-07-24 16:26:16
속시원하게 잘쓰십니다..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