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알룰로스 생산 본격화…삼양사, 美‧日 등 해외판로 확대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대상과 삼양사가 저칼로리 감미료 ‘알룰로스’ 절대 강자를 가린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며, 식품업계 탈(脫)아스파탐 움직임이 분주해진 가운데, ‘천연 유래 당’으로 유해성 논란에서 자유로운 ‘알룰로스’가 주목받고 있다.
알룰로스는 무화과, 포도 등에 함유된 단맛 성분으로 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10분의 1 정도로 낮다. CJ제일제당 ‘얼티브’, 현대그린푸드의 ‘그리팅 당뇨식단’, CJ프레시웨이의 ‘더 건강한 베이커리’, 대상웰라이프 ‘마이밀’, 동원홈푸드 ‘비비드키친 저칼로리 양념치킨소스’, 삼양식품 ‘불닭스리라차’ 등 국내 탄산음료, 유제품, 소스 등 다양한 식품군에 폭넓게 쓰이는 대체 감미료다.
식품소재 사업에 주력해온 대상과 삼양사는 아스파탐 대란이 일기 전부터 알룰로스 전문 설비 증설 및 연구인력 확대를 꾀해온 만큼 알룰로스 양대산맥으로 꼽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상이 알룰로스 양산에 돌입해 선두업체인 삼양사와 국내 대체당 소재시장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은 1965년부터 전분당 사업을 영위하며 축적해온 기술력을 총집합해 알룰로스의 고효율 생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1월 19일 알룰로스를 포함하는 가공유 조성물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등록했으며, 상용화 준비도 마쳤다. 이달부터 군산에 위치한 전분당 공장에서 알룰로스 전용 생산시설 준공식을 갖고 알룰로스 생산에 돌입했다. 약 1년 3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했으며, 약 3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규모의 알룰로스 생산기반을 구축했다.
자본력, 브랜드파워, 글로벌 인프라 등을 필두로 알룰로스 생산 및 공급 규모를 빠르게 키워나가고, 동시에 해외시장 타진도 노린단 전략이다.
삼양사는 대체 감미료 알룰로스를 필두로 당류 저감화 소재에 주력하고 있다. 대상보다 앞서 2016년 자체 개발한 효소로 액상 알룰로스 대량 생산에 성공했다. 2019년 울산에 전용공장을 지은 후, 지난해부턴 결정(분말) 알룰로스 생산에도 착수했다. 결정 알룰로스는 액상보다 취급이 편리해 수출에 용이하고 기존 가루 설탕과 형태가 동일해 베이커리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현재 울산공장에서 액상‧결정 알룰로스를 전문적으로 생산 중이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북미 중심으로 해외 영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이 대형 글로벌 음료‧제과업체들이 모인 메인스트림이란 판단에서다. 지난해 7월 진출 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가시적 성과도 내고 있다. 삼양사의 알룰로스 브랜드 ‘넥스위트(nexweet)’는 지난해 기준으로 북미에서만 매출 10억원을 달성했다. 현재 일본, 오세아니아 지역 진출을 위해 현지 판로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지난 5월엔 일본 도쿄 빅사이트(도쿄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일본국제식품소재 박람회 2023’에 참여, 1200명 이상의 참관객을 모으는 등 세계 무대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6년 CJ제일제당도 삼양사와 같은 시기에 알룰로스 상품화에 성공했지만, 사업 효율화를 위해 2019년 생산 및 관련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알룰로스는 자연에서 얻는 희소당으로, 자체 생산 기술 개발 및 구축에 많은 투자 비용이 필요하단 게 업계의 전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의하면 음료·과자 등에 아스파탐을 사용해온 일부 식품업계는 대부분 수크랄로스, 스테비아 등으로 감미료 대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국내 알룰로스 시장에선 대상과 삼양사의 양강구도가 잡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 감미료가 식품 가공 시 함유되는 비중은 1%가 채 안되지만, 0.01%의 소량으로도 맛품질에 큰 영향을 끼쳐, 첨가물의 한 품목을 아예 다른 종류로 바꾸는 것은 품질‧비용적 부담이 크다”며 “알룰로스 자체 생산 기술력을 갖췄단 것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범위 소재시장에서 막대한 성장성‧경쟁력을 갖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