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인천 검단아파트 주차장이 붕괴사고가 있었다. 조사결과 지하주차장 32개 기둥 중 설계단계에서 15개가 누락되고 4개는 시공단계에서 빠졌으며 강도가 약한 시멘트까지 사용했다고 하니 안 무너지면 이상할 노릇이다.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구조와 같은 무량판구조로 시공한 LH 시행 91개 단지에 대해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철근누락이 발생했고 5개 단지는 이미 입주가 완료된 상태라 한다.
음성에서는 123개 기둥 중 101개가, 남양주는 302개 중 126개가 누락됐다. 심지어 다른 층 도면을 사용하기도 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양주회천에서는 154개 중 154개 철근이 100% 빠졌다. 이지경이 되자 무량판구조로 설계 시공된 민간 293개 단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겠다는데 3-4개월 후 조사결과가 나오면 또 한번 큰 파장이 예상된다.
내 집이라 생각해보라. 어디 잠이 오겠는가? 입주민들이 불안에 떨면서 강력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보수, 보강공사라도 빨리 제대로 해서 무너진 신뢰를 조금이나마 회복했으면 좋겠다.
부실 아파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량판구조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아파트 구조는 벽식구조와 기둥식구조, 무량판구조가 있다.
벽식구조는 벽이 기둥역할을 해서 천장의 무게를 지탱하는 구조로 튼튼하긴 하지만 위층 소음이 벽을 타고 아래층으로 전달되는 단점이 있다.
많이 사용되는 기둥식구조는 라멘구조라고도 하는데 기둥과 슬래브 사이 보를 만들어 천장 무게를 분산해 안전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천장 높이 등 공간활용성이 떨어진다.
지금 문제가 되는 무량판구조는 기둥 위에 보가 없이 지붕(슬래브)를 얹는 구조로 가격을 낮추고 공간활용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천장 무게로 인해 기둥이 천장을 뚫어버리는 펀칭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기둥에 보강철근 공사를 해야 한다.
왜 철근이 빠졌지? 원가절감을 위해 기둥에 들어가야 할 철근을 빼 버린 것일까?
기둥안에 들어가야 할 철근이 빠진 것이 아니라 무량판구조에서 반드시 필요한 보강철근이 빠진 것이다. 사실 무량판구조는 아무 문제가 없다. 무량판구조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보강철근을 뺀 사람이 문제다.
보강철근 뺐다고 크게 원가절감이 되지 않는다는 반론이 있다. 철근을 빼서 큰 돈을 아끼지 못한다는 것은 맞지만 건축자재비, 인건비 인상 등 어려움을 겪은 건설사가 하청 단가 인하를 했다면, 자연스레 공기단축, 관리감독 소홀, 외국인 노동자 증가 등 여러 악재가 겹쳤을 것이다. 여기에 LH전관예우 문제까지 겹쳐 설게, 시공, 감리의 총체적 부실이 발생한 것이다.
원가절감, 전관예우 이해할 수 있다. 단 일은 제대로 해야 한다.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달라진 것이 없다. 제발 이제는 품질과 타협을 하면 안된다.
기본으로 돌아가 기준과 원칙이 지키고 오직 돈 만능주의, 빨리 빨리 한국병을 이제는 떨쳐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