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제대로 규명할 수 없다면 특검 갈 수밖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고(故)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야당 요구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가 여당 불참에 산회됐다. 야당은 해당 사건의 수사 외압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은 야당이 여야 합의를 어겼다며 반발하고 있다. 야당이 이번 국방위 파행을 이유로 특별검사(특검) 등을 시사하면서 향후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국방위는 8월 임시국회가 개원된 16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주도로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의혹 규명을 위한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국민의힘은 여야 간 합의된 일정이 아니라는 이유로 전원 불참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장만 회의 진행을 위해 참석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다시 요구했으나, 한 위원장은 오는 21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현안질의가 예정돼 있다며 산회시켰다.
야당 위원들은 이날 회의 산회 전에 여당 소속 위원들의 불참을 비판하는 발언을 40분간 이어갔다. 야당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과 국방부의 직권남용 관련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하는 게 우리 의무"라며 "국민의힘에 이번 주 중 최대한 빨리 (전체회의를) 열자고 요구했지만, 신원식 (여당) 간사는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여당 소속 위원들의 불참과 관련해 위원장이 여야 합의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여야 합의하에 이 사안을 다룰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역할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께서 알고 싶어 하는 내용들 그리고 그 진실을 파악하고 싶어 하는 문제에 대해서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이 상황에 대해서 심히 유감스럽다"고 개탄했다.
이날 여당의 회의 보이콧에 특검 추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향후 국방위 일정도 난항을 예고했다. 안규백 의원은 채 상병 사건에 대한 외압 의혹과 관련해 "전적으로 국방부와 군에 의하여 빚어진 사태"라며 "국방위가 제대로 규명될 수가 없다면 특검과 특별수사단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당은 야당의 단독 회의 소집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다수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식 독재가 또다시 시작되고 있다"며 "민주당이 반협치를 자랑삼으며 국방위를 단독 소집한 것은 17일 검찰 출석 예정인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물타기용 꼼수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사태와 같이 민주당의 안하무인격 행태가 지속되는 한 여야 협치는 불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