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는 전북도, 野는 정부 겨냥 '공세' 예고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여야가 '졸속 잼버리'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행보에 돌입했다. 잼버리 운영 및 준비와 관련이 있는 상임위원회가 일제히 개최되면서다. 특히 잼버리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가 출석하는 여가위와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운영위의 경우 여야의 거친 공방이 예상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잼버리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를 소관기관으로 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현안질의를 진행한다. 잼버리 대회 운영 및 수습 과정에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향한 의혹·비판이 쏟아진 만큼 관련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30일에는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국회는 운영위 소관기관인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 관계자들을 출석시킬 방침으로 알려졌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운영위가 현안질의를 위해 소관기관 관계자들을 불러모은 것은 이번이 올 들어 두 번째다.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국회가 잼버리 파행 사안을 얼마나 엄중히 다루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8월 임시국회 개회 직후인 16일 전체회의를 열었다. 당초 잼버리 준비 부실을 주요 안건으로 삼고 회의를 가지려 했으나, 김관영 전북도지사 출석을 둘러싸고 여야 간 이견을 보이며 개회 40여 분 만에 파행됐다. 여당에서는 김 지사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야당은 당초 합의된 일정이 아니었다며 이에 응하지 않았다.
여당은 잼버리 파행의 가장 큰 책임은 전라북도에 있다며 연신 비판에 나섰다. 강사빈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지난 19일 논평에서 "잼버리 대회 준비의 명목으로 SOC사업 예산을 '강탈'한 의혹을 받는 전북도가, 잼버리 관련 법령을 만들 때도 대규모 SOC 사업을 배치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강 부대변인은 "2018년 잼버리 특별법 제정 당시, 법안 원문에는 잼버리 여건조성시설에 철도, 공항, 항만 등 SOC사업이 포함돼 있고, 지난 2017년 김대중 당시 전북도의원은 공식 회의에서 '전라북도의 숙원사업인 SOC 사업들을 해결하기 위해 잼버리를 유치했던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말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잼버리를 이용해 새만금을 개발하려고 했던 전북도의 '검은 속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잼버리 대회를 위해 갖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중앙정부의 피나는 노력이 무색하게도, 전북도는 자신들의 이익에 눈이 멀어 '대회 파행'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야당은 잼버리 주무부처가 여가부인 점과 잼버리 정부지원위원회 위원장이 국무총리, 부위원장이 기재부, 교육부, 여가부 장관인 점을 들어 전북에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관련한 국정조사를 요구 중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새만금 잼버리 개막을 석 달 앞둔 지난 5월, 잼버리 조직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 방문 보고회가 개최되었지만 주무장관인 김현숙 여가부 장관과 행안부, 문체부 장관 등 정부 측 위원장 3명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이 보고회는 조직위가 현장에서 준비 상황을 살펴볼 유일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 불참해 파행을 바로잡을 기회를 내팽개쳐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는 아무런 점검이나 대비도 없이 엉성하게 준비해놓고 준비 다 됐다고 큰소리를 쳤다니 정말 한심한 정부"라며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태도로 잼버리 대회를 망쳐놓고 전 정부 탓, 전라북도 탓만 하고 있다니 참으로 뻔뻔하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