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계, 中 경제 보복 우려… 中, 핵심자재 수출 통제로 글로벌 산업계에 타격
화장품 식품 등 '핵심 외 산업', 中 압박으로 위축 우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최근 한국·미국·일본 3개국의 정상회담은 중국에 대한 공동 봉쇄 전략을 공식화했다. 이에 중국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그동안 자국에 대한 견제에 ‘경제 보복’을 단행한 만큼,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일부 업종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한미일 3국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진행했다. 각국 정상은 단순히 군사적 안보만 논의된 것이 아니라, 경제안보, 첨단기술 등 전방위적인 협력 강화까지 논의됐다. 공동의 이익이나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위기나 위협에 협의하기로 공약했다.
이 과정에서 견제 대상으로 꼽힌 국가는 중국이다. 최근 중국은 높은 생산 역량과 핵심 자원, 광물 등을 무기화해 타국 산업계에 압박을 주는 행태를 보여왔다. 한중 관계 악화 시기 중국이 국내에 요소수 수출을 금지했던 것이 대표적 사례다. 최근엔 미국의 투자제한 조치에 반발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겠다는 카드를 꺼냈다. 중국산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반도체 관련 업계는 또 한 번 고비를 맞을 위기에 처해있다.
중국의 독선적 행보에 바이든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유일한 전략적 경쟁자로 중국을 꼽았다. 최근 몇 년간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국의 협력을 얻어 내는 데 주력해 왔다. 여기에 동참한 한국의 입장에선 중국의 독점적 지위 행사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미일 3개국의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분야는 △반도체·배터리 등 공급망 △기술안보·표준 △핵심광물 △바이오 기술 등 첨단산업·혁신기술·공급망 등이다. 바이오와 반도체, 배터리 등은 한미 모두의 핵심 산업인 만큼, 이제 중국의 핵심 자원 통제나 수출입 규제에 대해 대비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선 기존 한국 첨단산업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쳤던 중국을 배제하기란 어려운 현실이다. 중국의 경제 보복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에 대해 국내 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실제 국내 기업들은 반도체의 핵심 원자재인 희토류, 텅스텐, 형석, 게르마늄을 중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다.
경제인들은 이전부터 한중 관계의 악화일로로 대중국 무역적자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며 우려를 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22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데에 대해, 중국의 영향이 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전경련은 당시 전체 무역수지 적자에서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기여도가 2022년 12.8%에서 2023년 43.2%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대중국 무역적자 누적 170억 달러(한화 22조3000억원)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대중 무역수지 적자의 주요 원인은 원자재 수입의존도는 높아지는 반면, 대중 수출은 정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적자는 중화학공업품이 전체 수출의 89%를 차지하는 수출구조에 상당 부분 기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화학공업품의 대중 수출액은 전년 동월 2022년 5월 대비 24% 감소했는데,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 전자제품(△29%) 품목의 수출액 감소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산업부도 올 7월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 하락과 중국과 베트남의 수출 부진이 중간재 수입 감소로 이어지면서 국내 수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던 국산 화장품과 식품도 중국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17일 공개한 ‘최근 소비재 수출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화장품 분야의 대중국 수출은 2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라면, 조제식품 등 일부 품목의 수출은 개선되고 있으나, 정작 최대 수출국인 중국·미국으로의 수출이 부진 중이다. 핵심 외 산업이라 중국의 견제에 대한 보호조치도 부족한 실정이라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된 화장품, 바디용품 등 비내구성 소비재와 플라스틱 제품 등 반내구성 소비재 수출까지 부진한 상태다. 포장재 제조와 유통 하도급을 맡은 중소기업들에게도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H사 중국 현지 법인 관계자는 “중국은 예전부터 특정 국가와 사이가 틀어질 경우 외국계 기업의 현지 법인이나 생산 시설부터 못살게 굴었다. 대놓고 나가라고 하진 않지만, 각종 검사로 꼬투리를 잡아 벌금을 물리거나 영업을 중지시키는 등 간접적으로 압박을 줄 것”이라며 “당국의 규제가 없더라도, 현지 주민 및 클라이언트는 ‘애국소비’를 강조해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현지인의 니즈를 파악해 수년간 공들여 쌓아 올린 탑이 국가 간 마찰 하나로 무너지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일 3국의 안보 협력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인 성명서에 '중국'을 처음 명시함으로써 '한미일 대 북중러' 대치 구도를 선명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중국이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약 40%를, SK하이닉스는 D램 40%와 낸드 20%를 그리고 공장 4곳을 두고 있는 현대차도 견해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미일 정상회담으로 잃은 것은 많아 보이는데 얻은 것은 무엇인지 묻고 싶고 북한의 핵 개발이 우리의 안보를 불안하게 한다면 그에 맞는 대응을 하면 되는 것이지 중국을 자극할 그 어떤 이유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