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日 오염수 방류' 재점화…범야권, 규탄 집회 등 총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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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日 오염수 방류' 재점화…범야권, 규탄 집회 등 총력 대응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3.08.2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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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내각, 방출 일정 발표에 정치권 '재격돌' 분위기
민주·정의, '방류 저지' 움직임에…국힘 "반일·공포 마케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22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방류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22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방류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정치권이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개시일 확정을 계기로 다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당은 정부의 안전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오염수 방류 문제를 정쟁 도구로 이용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는 일본과 이를 묵인하는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면서 촛불 집회와 긴급 기자회견 개최 등을 통해 규탄 행동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의 오염수 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제국주의 침략 전쟁으로 주변국 생존권을 위협했던 일본이 핵 오염수 방류로 대한민국과 태평양 연안국들에 또다시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오려 한다"며 "일본 핵 오염수 방류는 제2의 태평양 전쟁으로 기록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민 안전을 도외시하며 사실상 일본 정부 손을 들어주는 윤 정부를 겨냥해서는 "국민을 상대로 말장난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궤변도, 국민 기만도 정도껏 해야 한다"며 "국민을 걱정하는 마음이 눈곱만큼이라도 남아있다면 당당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정의당은 이날 오전 주한일본대사관에서 자당 소속 의원들이 '일본 핵오염수 해양 투기 결정 규탄'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며 윤 정부와 일본 정부를 규탄했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선 배진교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정부의 핵오염수 무단 투기는 암흑의 30년을 열겠다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핵오염수 테러를 즉각 중단하라. 자국 어민의 동의도, 국제사회 지지도 받지 못하는 해양 투기는 결국 일본의 정치적 고립을 불러오고 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정부를 향해서는 "핵오염수 테러의 방조범, 윤석열 정부 입장은 정말 역대급 가관이다. 해양투기에 문제는 없지만, 찬성도 지지도 아니라는 비겁하기 짝이 없는 입장을 내놨다"며 "핵오염수 투기에 반대하는 85% 국민의 요구대로 해양 투기 강행 중단을 일본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정부의 안전 대책 강화를 강조하면서 야당의 비판이 정쟁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일본이 약속한 오염수 관련 사항 중 사소한 것이라도 변동이 생기면 즉시 방류 중단을 요구해 관철할 것"이라며 "우리 해협과 수산물 안전 감시도 강화할 것이며,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 수입 금지도 그대로 유지된다"고 전했다. 

이어 "수많은 전문가들이 확인한 과학적인 팩트는 오염수는 태평양을 시계 방향으로 돌아 우리나라 바다에 최소 4~5년 뒤에 온다는 것"이라며 "(야당이) 선동과 정치 공세를 하는 게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 반일과 공포 마케팅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정쟁이 아니라, 철저한 감시와 모니터링으로 실질적인 국민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원전 오염수 방류를 놓고 여야 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야권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규탄 장외 집회 등 단체 행동을 통해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출을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윤 정부를 향한 비판 목소리에 힘을 싣겠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촉구 촛불집회'도 개최하기로 했다. 이날 집회에는 야당 의원과 보좌진, 당직자, 당원 등 1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당은 오염수 방출에 따른 어민·소상공인 피해 보상과 일본에 국제배상 소송을 청구하는 조례를 제정하기로 했다. 정의당 전남도당은 이날 오후 전남도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당 조례 제정과 관련해 "일본 어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태평양 주변 국가들의 어민과 소상공인도 풍문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당연히 상응하는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며 "정의당은 윤 정부가 하지 않는 것, 전남도가 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 전남지역 어민, 소상공인, 도민들과 함께 조례 제정을 반드시 이루어내겠다"고 제언했다. 

한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24일 오후 1시에 시작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도쿄전력은 지난 22일 오염수의 최초 방류에 앞서 오염수가 계획대로 희석되는지 확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수조에서 채취한 표본의 삼중수소(트리튬) 농도가 방류 기준치인 1L당 1500베크렐(㏃) 이하로 확인되고, 기상 상황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오염수 방류는 예정대로 24일에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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