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컨트롤' 능력 과시하는 北···한반도 긴장 고조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북한은 전날(2일) 자신들이 감행한 순항미사일 발사가 '전술핵공격 가상발사훈련'이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한미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 대응해 고강도 도발을 이어오고 있다. 북한의 '역대급 도발'에 한반도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 노동신문은 3일 보도를 통해 북한군의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번 발사는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진행됐다.
신문은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핵공격명령 인증절차와 발사승인체계의 기술적 및 제도적 장치들의 신속한 가동정상성을 검열했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신속한 승인절차에 따라 핵전투부를 모의한 시험용 전투부를 장착한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2기가 실전환경 속에서 발사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3월에는 '국가핵무기 종합관리체계'인 '핵 방아쇠'가 존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훈련 역시 북한이 유사시 핵무기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음을 과시한 행보로 보인다.
한미는 지난달 30일 UFS 연합야외기동훈련 일환으로 미국 B-1B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해 서해 상공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은 그동안 '죽음의 백조'라 불리는 B-1B가 한반도에 전개될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신문은 이날도 한미공군 연합훈련을 '수십대의 각종 전투기를 동원한 연합유도탄사격 및 항공폭탄 투하훈련'이라고 규정하며 이는 군사적 대결 시도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대한민국' 깡패들이 최근에 드러낸 대결광기의 무모성과 위험성은 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며, 당 중앙군사위는 "우리의 강세에 의해 적들이 연이어 시위하고 싶어 하는 연합 공군전력의 우세에 대한 소위 자만감과 안도감이 곧 위기감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근 북한은 한미 및 한미일 안보결집 움직임에 반발하며 전례 없는 수위의 도발을 이어오고 있다. 전략무기 발사(지난달 21일),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24일), 탄도미사일 발사(30일) 등을 연달아 강행했다. 정부가 강경 대북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 긴장 상태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북한은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에 대해 "핵타격 임무를 정확히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발표는 과장됐다며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라고 언론에 반박했다.
또 합참은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간 긴말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의 추가징후와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