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서탄산단 예정지서 제외…애꿎은 주변 땅만 뒤늦게 포함
‘상습적’ 하도급법 위반 이어 부동산 특혜․투기 의혹까지 ‘줄줄줄’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평택시 서탄면 수월암리 일원에 조성되는 서탄산업단지(138만㎡, 약 42만평)는 주택∙학교 등 주거용지와 산업용지를 동시에 갖춘 첨단복합산업단지로 개발될 계획이다.
공장 짓겠다던 땅은 여전히 ‘주거용지’
취재결과 경동나비엔측은 정부의 지정고시가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평택시에 “서탄산단에 포함된 회사부지를 개발지에서 제척해주지 않으면 해당부지에 계획중이던 공장 건설건을 충남 등 인근 지자체로 옮겨 설립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평택시는 지역발전을 위해 기업유치가 필요하다고 판단, 협의를 통해 경동나비엔 소유 부지의 제척하는 변경안을 경기도에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탄산단 토지주들은 크게 반발했다.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고 경동나비엔 대표와 평택시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적극적인 변경안 수용거부 태세에 나섰다.
이와 관련 산탄비대위 한 관계자는 “개발 예정지에 속해 있던 기업체 땅을 제척시키고 예정에 없던 지역시민의 토지를 추가로 수용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특정 기업체 땅만 개발부지에서 제척하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평택시 관계자는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일정부분 기업에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일부 지역에서는 기업유치를 위해 부지를 공짜로 넘겨주기도 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먼저 우리 지역 부지를 매입한 후 사용하겠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또 변경안이 제출되는 과정에서 경동나비엔 소유의 땅이 현재 ‘산업용지’가 아닌 ‘주거용지’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주민들은 “경동나비엔은 공장설립이 아닌 부동산투기 등 음흉한 속셈을 가지고 제척을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외납품을 위한 공장설립을 목적으로 부지를 매입했다는 경동나비엔측의 주장과 달리 해당부지가 공장을 세울 수 없는 ‘주거용지’였다는 점에서 투기의혹이 불거진 것. 더욱이 경동나비엔측이 산업단지 조성 지정고시 직전까지 인근 토지를 매입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같은 주장은 더욱 힘을 받았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평택시 관계자는 “경동나비엔이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03년부터 공장설립을 위해 평택시 부지를 알아보고 있었으며, 2007년부터 2008년 사이에 매매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공장부지를 모두 확보한 후에 주거용지에서 산업용지로 바꾸는 용도변경 허가를 받을 계획이었다”며 “땅 한 평을 사고 ‘이 땅에 공장을 짓겠다. 용도변경을 해달라’고 하면 누가 허가를 내주겠는가”라고 해명했다.
특혜 논란 불똥으로 도덕성 흠집 위기까지
특혜 논란에 이어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일자 경동나비엔에 대한 도덕성 문제가 새삼 거론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3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하도급법 상습위반 업체’ 명단에 이름을 올려 한바탕 곤욕을 치렀던 경동나비엔으로서는 이 같은 도덕성 논란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경동나비엔측은 “공장부지 매입건으로 ‘도덕성’ 문제까지 불거져 당황스럽다”면서 “개발부지 제척으로 인한 특혜 의혹은 현재 검찰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조만간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