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특혜·재산 신고 누락·자료 제출 거부 등 쟁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오는 19~20일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당이 '송곳 검증'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 관계, 비상장주식 재산 신고 누락, 아들의 김앤장 인턴 특혜 의혹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청문회 다음날인 21일 회의에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특위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이달 19~20일 진행한다. 첫날인 19일에는 후보자 자질 검증을 위한 질의가, 둘째 날인 20일에는 증인과 참고인 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특위는 지난 7일 첫 회의를 열고 청문 실시계획서와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자료 제출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증인으로는 김형석 옥산 대표이사, 이경춘 전 서울회생법원장 등 2명이 채택됐다.
현 김명수 대법원 체제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보는 여당은 이 후보자가 '사법부 일신 의지'를 갖고 있는지 살필 방침이다. 반면 야당은 이 후보자 임명 과정에 대한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면서 도덕성을 집중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이 후보자와 윤 대통령 간 친분 관계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대법원의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가 사법부의 독립 의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이 후보자가 10억원 상당의 가족 소유 비상장주식을 3년간 공직자 재산 신고에서 누락한 것도 쟁점이다. 이 후보자는 본인과 가족 재산으로 총 72억여원을 신고하면서 처가가 운영하는 회사의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사실은 누락했다. 2020년 개정된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은 비상장주식도 실거래가로 신고하도록 한다. 이 후보자는 변경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으나, 2010년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임명돼 재산 공개를 꾸준히 해온 후보자로서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자 아들의 김앤장법률사무소 인턴 특혜 의혹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 아들 이모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던 2009년 7월 김앤장에서 인턴으로 활동했는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이 아닌 이씨가 인턴에 뽑힌 것을 두고 '아빠 찬스' 논란이 일었다. 또 김앤장이 이 후보자의 아들을 대학생 인턴으로 채용할 때 별도의 공고 절차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이 후보자는 "관여하지 않아 어떤 경위로 선발된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서도 "아들 외에도 10명 이상 학부생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의 성범죄 감형 판결도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자는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만 12세 피해자를 세 차례 간음하는 등 혐의로 넘겨진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을 두고 '성인지 감수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개별 판결을 두고 성인지 감수성을 지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야는 오는 21일 오전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를 열고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는 오는 24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