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 10분간 설득 끝에 李 거절하자 돌아가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투쟁 18일째를 맞은 17일 당 지도부와 원로 등의 지속된 단식 중단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한 채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 의료진이 단식을 즉시 중단·입원할 것을 권고하며 119 구급대원이 출동하기도 했지만, 이 대표는 병원행을 거부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15분쯤 이 대표를 진단한 의료진은 즉시 단식을 중단하고 입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당의 신고로 119 구급대가 국회 본관 당 대표실에 있는 단식장으로 출동했다. 다만 약 10분간에 걸쳐 설득했지만, 이 대표가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완고한 의지를 보이며 거절하자 돌아갔다.
박성준 대변인은 119 구급대가 철수한 후 기자들에게 "이 대표가 단식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고, 긴급 입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며 "이 대표는 단식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상황이라 당 지도부 몇 분이 이 대표를 설득 중"이라고 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당 지도부와 원로 몇 명이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 민주당 당 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료진한테 이 대표 상태를 물어보니 아직 어떤 큰 쇼크나 이런 게 온 상태는 아닌데, 벌써 한계를 넘어선 상태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대표가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상태인지 묻자 "겨우겨우 말씀을 한다. 그리고 말씀보다는 행동 중심"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의 건강이 악화하고 있는 만큼 당 차원의 강제 입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최고위원은 "의료진 의견을 듣고 저희도 강제 입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언제든지 쇼크가 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더라. 만약 의식이 없으면 바로 입원시켜야 될 것 같다. 아직은 의식이 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단식 투쟁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건강이 악화하면서 의료진을 비롯해 당 지도부와 의원 등을 중심으로 단식 중단 요청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지도부는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회의를 열고, 이 대표에게 재차 단식 중단을 요구했지만, 이 대표는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에는 김원기·임채정·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김태랑 전 의원 등 민주당 상임고문들이 이 대표 단식 현장을 방문해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